옛날에 이곳에선 벚꽃이라는 나무도 자랐었고, 봄이라는 계절이 오면 그 나무에서 눈이 오듯 하얗고 분홍빛을 띈 꽃자락이 무수하게 쏟아져 내렸다고 해.
데루몬의 말에 의하면 불과 몇백년 전 이 지상-지구가 아주 깨끗,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말도 안되는 오염의 늪구덩이는 아니었다고 한다. 하늘이 비록 먼지가 자욱했으나 나무들은 파란 빛을 띄며 바람결에 몸을 실어 나부꼈고 걔 중에는 하얗고 분홍빛 꽃잎사귀를 다섯개. 별처럼 옹기종기 한 줌으로 모아 벚꽃을 피어내는 벚나무도 적지않게 서있었다. 바람의 의중을 눈치채고 아직 싱싱하고 멀쩡한 듯한 꽃봉우리마저도 매몰차게 털어내던 나무 밑에는 사람들이 그 광경을 올려다보며 탄성을 터트렸다고 한다. 계절은 날씨가 따듯하여서 모두가 가무아타리인들처럼 얇은 겉옷만 걸치고 시원한 음료를 너도나도 손에 들고서 “바깥의” 공기를 아무렇지 않게 마셨다고.
“나도 모르는 우리 마을 이야기를 하니까 데루몬이 낮선 사람 같아…”
“17세 도련님이라 아직 어려서 당연히 전해듣지 못했을 것이야 나도 엔진에게 전해들은거라 벚나무의 크기가 과연 나만큼 클지는 의심스러워”
“누. 누구한테, 전해들었다고”
“눈 내리듯 흩날리는 꽃잎이라니 궁금하다”
“목소리 좀 낮춰줘… 데루몬. 잔카가 질문한 것 듣지 못했잖아...”
엔진이 가무아타리 마을의 역사를 어떻게 아는 걸까 벚나무야 나도 당연히 안다. 마을 학교 안 훈련장에는 다른 마을엔 쉬이 존재할 수 없는 ‘숲’이 거저 있을 정도로 잔ㅋ카의 아버지께서는 많은 자본을 자신의 자녀들과 마을의 식솔들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셨기 때문이다. 단지 다른 점은 벚나무에서 흐드러지게 핀다는 벚꽃이란게 원래는 봄이라는 계절을 타고 핀다는 사실. 이곳 하계에서의 계절이란, 어떠한 해를 일정 등분 나눈어 분기로 따진다는 개념보단 그저 올해의 시작과 끝으로만 구분하니까. 중간 지점만 찾아 반으로 뚝 나누면 그것이 차라리 하계의 계절이 바뀔 때가 되었다-고 말하기가 더 편한 셈이다.
“요리사 기바들이 곧 본부를 방문할거라 이따가 저녁은 뷔페로 진행된다는데. 잔카도 함께 저녁식사하러 내려와.”
“딱히 입맛이 없어서.”
“넌 늘 입맛이 없잖니…”
너희 마을 출신 요리사기바도 오시기 때문에 네가 좋아하던 따듯한 차슈라멘 먹을 수 있어. 꼭 너도 내려와, 라는 탐지의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아 글쎄. 우리 마을이건 마을 사람이건, 좀, 꺼림칙하다고.’
‘아무래도 난 망나니 막내자식 같은 놈이니까’
흐드러지게 핀 벚꽃나무가 바람을 타고-
눈꽃처럼 흩날리듯 떨어지는 광경은 본적이 없어.
그냥 시간이 지나면 바닥에 쌓이는 걸.
유카타를 입고 축제 비스무리 한 걸 했었다는 시절이 있다고는 들었어.
그 시절에도 소다음료를 손에 들고 있었을까.
[밤에는 사케라고 불리우는 술을 주로 먹곤 했지.]
어느새 가까이 온 엔진이 재밌다는 듯 잔카와의 공명-기바간의 텐션-을 통해 엉뚱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엔진… 제발 갑자기 공명하지 말아줘. 놀란단 말야.]
“크흠.”
옅게 뜬 눈으로 미심쩍게 잔카를 내려다보는 얼굴에 묘한 미소가 걸린 것을 본 잔카의 얼굴이 벌개졌다.
[그래서 말이지. 내가 그런 걸 왜 알고 있는지 궁금해]
[물어보면 알려줄거야]
“흐음~ 내 정보료는 좀 비싼데. 아무리 가무아타리 도련님이래도 이번 건은 좀 부담될 걸. 어떻게 할래. 거래할래”
“…뭘 지불하면 되는데”
규모가 작아 금방 끝난 임무였지만 잔카는 또 입맛이 없다고 그렇게 홀랑 먼저 들어가버렸던 것을 쫒아 들어왔던 엔진이었기에. 그의 요구사항은-
“밥 먹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