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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チェ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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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チェ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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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시키아키 2024

    🌸🩷🩵계절은 봄에 이르러, 여전히 은신처를 전전하는 상황은 바뀌지 않았지만 살갗을 찌르던 한기는 누그러져 있었다.
    인적이 없는 길을 따라 걷다보니 거대한 강이 보였고, 양 옆에는 분홍과 흰색의 꽃잎을 흐드러지게 피운 나무가 늘어서 있다.
    "이건 뭐지"
    "...벚나무"
    "이렇게 큰데"
    "오래 있었겠지"
    예전에는 사람의 왕래가 빈번했을 것으로 보이는 길을 둘러본 시키는 강의 옆길에 철로가 깔린 것을 발견하고 걷기 시작했다. 노면 전차가 다녔을 것으로 생각되는 그 길은 먼 옛날 사람들이 사용하던 잔재로 보였다.
    철길은 끊겼고 흐드러진 꽃에 가려져 있던 곳에 지붕이 부서진 열차가 서 있다.

    달려갈 길도, 태울 승객도 없는 반파된 열차. 무엇하나 없지만 두 사람이 앉을만한 좌석과 창틀은 온전히 남아 있었다.
    "전쟁으로 지상의 길은 거의 파괴되었을텐데 아직도 이런게 남아 있었군"
    "이런 건 타본 적 없어"
    무너질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아키라를 보던 시키가 먼저 위로 올라갔다.
    "무너지진 않아"
    "그래도"

    망설이는 아키라를 내버려두고 온전한 자리에 등을 기대고 앉은 시키는, 유리가 남지 않은 창틀 너머로 만개한 벚꽃을 바라보았다.
    주변을 살피다가 시키를 따라 위로 올라온 아키라도 그 옆에 앉았다.

    "..."
    시키는 말없이 아키라가 모르는 먼 곳을 보고 있는 듯 했다.
    때때로 바람이 불면 훤히 뚫려 있는 지붕으로 꽃잎이 흩날려 떨어졌다. 바닥에 꽃잎이 쌓인 것은 그때문인 것 같다.
    시키의 옆에 팔짱을 끼고 앉아 있던 아키라가 시키에게 머리를 기대자 그제서야 시선을 아키라에게 돌렸다.
    일정하게 울리는 조용한 숨소리. 잠에 빠진 모양이다.

    ".....어이가 없군"
    잠시 어처구니 없는 시선을 던지다가 아키라의 손을 마주 잡고 눈을 붙이기로 했다.
    몇 달째 둘 다 신경이 날카로운 채로 이동을 계속 했으니 지칠만 하다는 것을 떠올렸다.

    깨어났을 때는 이미 한밤중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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