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 큰일 났다.
그 단어는 아케치에게서 나오기 드문 말이었지만, 오늘만큼은 그의 마음속에서 저절로 흘러나왔다.
잔뜩 충격받은 아마미야 렌이 벽에 손을 짚고는 아케치 고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너, 뭐 해”
그의 눈이 아케치의 얼굴에서부터 내려와 그의 손에 들린 캐리어에 붙박였다.
“가출”
“내가 애냐. ……출장이야.”
“아. 말도 없이”
말하려고 했다고 대답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말이 너무나 구차한 변명으로 느껴져 아케치는, 또다시 드물게, 한참 말을 골라야 했다.
이틀 전에 싸우지만 않았어도 이미 말은 했었을 것이다.
2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