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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yak_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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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yak_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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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뫼히 아포물 아직 쓰는중

    뫼히 거거던 아포칼립스물1거울의 거울에서 이정표 환상체 만나야하는데 못만나고 빈 도로만 쭉 걷는 뫼히 보고싶음

    "관리자님의 말에 따르면 이곳 갈림길에서 환상체와 마주해야한다."

    "...아무것도 없는데"

    히스클리프가 방망이를 질질 끌면서 투덜댔다. 뫼르소는 철제방망이가 끌리는 날카로운 소음에 신경이 쓰였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가 지나쳤을 수 있다. 돌아가는 게 좋겠군."

    돌아가는 동안 둘은 말없이 걷는다. 애초에 자주 대화하는 관계도 아니고, 뫼르소는 평소에도 말수가 극도로 없었기 때문에 정적은 더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야. 제대로 가고 있는거 맞아"

    한참을 걷던 히스클리프가 발을 우뚝 멈추었다. 앞장서서 걷던 뫼르소가 뒤를 돌아보았다.

    "지금 몇 번째 똑같은 갈림길이 반복되고 있잖아. ...이거 정상은 아니지"

    뫼르소는 구름 한 점 없이 밝은 하늘을 제 손바닥으로 가리며 대답했다.

    "네 말이 맞다. ...아마도 여기에 갇힌것 같군."

    "그게 끝이야 어떻게 나가는지는 전달 못받았어"

    "우리는 여기서 환상체를 만나고, 표지판을 든 그것에게 상호작용해야한다. 그게 관리자의 명령이었다."

    "말이 안 통하네."

    결국 히스클리프는 발을 질질 끌며 고속도로 갓길에 주저앉았다.
    철제 배트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뫼르소는 미간을 찌푸렸다.

    "...협력해서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라면, 동의한다. 하지만 네 감정부터 추스리는게 좋겠군."

    확실히 히스클리프는 세번째 갈림길이 반복될 때부터 눈에 띄게 초조해보였다.
    뫼르소도 히스클리프의 곁에 조용히 앉았다.

    "내가 지금 안 불안하게 생겼냐, 여기서 영영 나가지 못하면..."

    히스클리프는 강박적으로 오른손의 반지를 문질렀다. 뫼르소는 그에게 더이상 해줄 말이 없었기에 –오히려 많았지만, 그가 이해하지 못하리라 생각하여- 잠자코 있었다.

    이곳의 낮은 눈부시게 밝았지만 이상하리만큼 길었다. 한참을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던 뫼르소가 그늘진 눈을 찡그렸다.

    "저건..."

    손톱만한 [비행기]가 둘의 상공을 지나쳐 고속도로 갈림길 방향으로 멀리 사라져갔다.

    "미확인 비행물체를 발견했다."

    "씨발 어쩌라고,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인데."

    "좀 더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으면 하는데. 지금 네 행동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우리는 시체조차 수거되지 못한다."

    뫼르소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 히스클리프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그늘진 얼굴은 눈코입 중 가려진 것이 하나 없었지만 표정을 찾기 어려웠다. 히스클리프는 씨근덕대며 고개를 들었다. 장신의 상대를 올려다보는 것은 목이 뻐근해질 정도였다.

    "그래서, 대장노릇이라도 하겠다 명령질은 시계대가리나 하는 줄 알았더니."

    히스클리프는 배트를 지팡이 삼아 벌떡 일어나더니 옆의 뫼르소를 제 어깨로 퍽 밀치고 앞장선다.

    "길거리에서 살아남는 건 내가 더 자신있거든 같은 자리를 빙빙 돌던 놈 말을 듣느니 차라리 내가 앞장서는게 낫겠다."

    히스클리프는 뫼르소의 말에 괜히 성을 내고는 홱 돌아서서 [비행기]가 사라진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다. 뫼르소는 어쨌든 히스클리프가 움직여주었기 때문에 별다른 말없이 뒤를 따랐다.

    길은 끝없이 이어져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걸어도 걸어도 해는 여전히 쨍쨍하게 둘의 어깨를 비추고 있었고, 둘은 점차 지쳐갔다. 발을 점점 질질 끄는 히스클리프 뿐만아니라 뫼르소 또한 붉게 물든 콧잔등을 건틀릿으로 훔쳐내며 걸음을 이어갔다.

    “...제대로 본 거 맞지 어째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나는 제대로 보았다.”

    히스클리프는 점차 주변의 풍경에 메슥거림을 느꼈다. 똑같이 누런 황야, 똑같이 시커먼 고속도로, 똑같이 제 뒤를 따라오는 뫼르소.

    “내 발걸음 맞춰서 걷지 마, 짜증나니까.”

    “3보 뒤에서 걷고 있었다만, 거슬렸나”

    “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너무 정확하게 발걸음을 맞춰서 걷잖아. 내가 느리게 걸으면 느리게, 빠르게 걸으면 빠르게. 무슨 스토커도 아니고, 소름돋거든”

    “... 알겠다.”

    뫼르소는 성큼성큼 걷더니 히스클리프 옆에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차라리 뒤보다는 옆이 낫지, 히스클리프는 뫼르소를 한번 힐끔거리고는 앞으로 계속해서 걸어나갔다.

    두 사람이 이 길이 나름의 도시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머지 않은 미래였다. 히스클리프는 도시의 높은 건물이 보이는 순간부터 걸음이 빨라졌고, 뫼르소는 그를 서둘러 따라가기 보다는 본인 페이스에 맞춰서 걸어나갔다. 곧 히스클리프의 걸음은 느려졌으며 뫼르소는 다시 자신의 옆에서 발을 질질 끌며 걷는 히스클리프에게 눈길을 주었다.

    “몰락한 회사의 지부일지도 모른다. 형태가 온전치 않아보이는 것을 보아 생존자는...”

    “말하지 않아도 돼, 애초에... 이런 거울 안의 황야에 진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이상해. 정신적으로 위험하다고.”

    “알겠다. 다만 한가지만 충고하지.”

    뫼르소는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 숨을 헉헉대는 히스클리프의 이마를 건틀릿으로 쓸어넘겨주었다. 히스클리프는 기운없이 뫼르소의 손을 툭 쳐냈고, 몇 번 비틀거리더니, 이내 주저앉았다.

    “...열사병을 주의하라고 하려 했는데 늦었군.”

    뫼르소는 여전히 쨍쨍한 햇빛을 뒤로하고 히스클리프를 짐짝처럼 어깨에 들쳐맸다. 도시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것처럼 보였지만, 눈앞의 아지랑이와 원근법을 무시할정도로 거대한 도시의 건물들이 감각을 혼란시켰다. 뫼르소는 모래가 들어가 뻑뻑해진 눈을 두어번 깜박이고는 두사람의 몫만큼 무거워진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도시의 건물들에는 해를 피할 수 있는 지붕이 많았고, 뫼르소는 서늘한 돌바닥에 지친 히스클리프를 털썩 내려놓았다. 꽤 험하게 내려놓아진 히스클리프는 성을 낼만한데도 기력이 없는지 몇 번 팔을 들어올렸다가 툭 떨구었다.
    “씨발... 다리가 안움직여.”

    “장거리 이동 시에는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빠르게 체력을 소진하게 되지.”

    “지금 알려줘서 뭐해, 아 죽겠다...”

    뫼르소는 히스클리프의 벨트를 무심하게 철컥 철컥 풀기 시작했다. 히스클리프는 기겁하며 뫼르소의 건틀릿을 잡고 밀어냈다.

    “뭐, 뭐하냐”

    “휴식 시 몸을 죄는 것들을 느슨하게 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가만히 있어라.”

    히스클리프는 못미더운 눈길로 뫼르소가 자신의 하네스와 벨트를 풀어내는 것을 지켜만보았다. 뫼르소는 히스클리프의 옷매무새를 정리해준 뒤, 자신의 건틀릿 또한 벗어냈다. 흐트러진 머리를 땀에 젖은 맨손으로 한번 쓸어올리고 셔츠 단추 몇 개를 풀어냈다.

    다행히 1시간 30분가량(뫼르소가 추측컨대) 휴식한 히스클리프는 어느정도 체력을 회복했다. 히스클리프는 느슨해진 벨트를 다시 고쳐매고는 건물 기둥에 기대어 앉아 눈을 감고있는 뫼르소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자냐 나 먼저 먹을거 찾으러 간다”

    “...”

    히스클리프는 뫼르소의 눈앞에 손을 흔들어 보았다. 뜨끈한 콧김만 손에 닿을 뿐, 뫼르소에게 반응은 없었다. 히스클리프는 그가 수면중이라고 생각하고 배트를 챙겨 일어섰다. 히스클리프가 뫼르소에게 제멋대로 굴고는 있었지만, 길을 찾고 지친 자신을 들쳐매고와준 그에게 어느정도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있었다. 그도 분명 배가 고플거라고 생각한 히스클리프는 건물들 사이에서 먹을 것을 찾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도시는 사람이 없는 것 치고는 많은 자원들이 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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