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다닐 이가 이렇게 허름한 옷을 입는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네"
하, 왜 또 아침부터 지랄이실까. 아담은 부인이 만들어준 수프를 입에 넣으며 생각했다. 루시퍼와 함께한 지 고작 일주일. 아담은 루시퍼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했다. 루시퍼 모닝스타는 결코 함께 살기에 적합한 인간은 아니었다.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뒤죽박죽에, 물건은 아무 곳에나 두는 데다 사람을 어쩜 노예처럼 부려 먹는지, 아담은 자신이 조수로 계약한 게 아니라 노예로 팔려 온 건 아닌지 잠깐 고민했다.
빨리 먹으라 재촉하는 루시퍼에 아담이 수프를 허겁지겁 먹었다. 탑햇을 쓰고 프록코트를 입은 루시퍼가 지팡이로 바닥을 툭툭 치며 아담을 재촉했다. 접시를 들고 마신 아담에 루시퍼가 혀를 찼다. 가르칠 것이 많겠구만. 낡은 플랫 캡을 눌러 쓰며 달려 나온 그가 루시퍼의 뒤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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