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뫼르소 뒤에서 히스가 방망이 깎는 글뫼르소는 뒷좌석에서 들려오는 금속성의 마찰음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고개를 뒤로 돌려 소음의 원인에게 주의를 줄 수도 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불과 몇달 전, 바로 옆자리의 8번 수감자의 경우에도 크고 투박한 작살을 배 위에 있던 동안 강박적으로 갈아대었었다. 무기를 서슬퍼런 눈으로 갈아대는 자에게 대들 만한 용기가 있는 수감자가 버스안에 없어서였을 수도 있지만... 뫼르소는 단지 관리자님이 8번 수감자와의 면담 이후 진땀을 뻘뻘 흘렸던 것만 기억했기에, 별 말없이 자신의 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이번에도 자신이 명령받은 바가 없었기에, 또한 7번 수감자에게 자신의 귀에 그 소리가 어떠하게 들리는지를 설명한 뒤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여 합의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변수들을 계산해봤을 때 아마 다소 반갑지 못한 반응이 돌아올것이라 느꼈기에 그저 앉아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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