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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_nig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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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_nig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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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치이사 환상통 / 중간부터 썰로 전환함.

    바치이사 환상통언젠가부터 자꾸만 목덜미가 따끔거린다. 이사기는 검지로 손등을 긁적거리며 의사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착각입니다.'
    '착각... 그럴리가요. 자꾸 긁어서 빨갛게 일어날 정도인데요.'

    의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뇌에도 신경에도 이상이 없어요. 옷에 스친 감각을 크게 받아들이는 겁니다. 무시하세요. 의사는 지루하단 듯 설명을 늘어놓았다.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으나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아픈 것은 아니었다. 축구를 하고 있을때는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약한 자극이었다. 그러나 한 번 자각을 하고 나면 벌에 쏘인 것 같이 그 부근이 화끈거리는 것이다.

    "어이, 이사기. 정신 놓지 마."

    치기리가 등을 치고 지나갔다. 이사기는 그제야 연습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운동화 끈을 다시 꽉 조여매었다. 벌에 쏘인 것 같이 다시 손등이 따끔거렸다. 그는 왼쪽 손등을 한 번 긁고는 필드 위로 뛰어들었다.

    축구는 즐겁고, 골을 넣을 때의 감각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열이었다. 마약은 해 본적이 없지만 분명 이런 감각일 것이다. 온 몸이 짜릿하게 달아오르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데도 계속 뛰고 싶어진다. 환호성이 귓가에 메아리치고, 팀원들의 거친 포옹이 뒤따랐다.

    "나이스, 이사기"

    들릴 리 없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이사기는 퍼득 고개를 들었다. 땀이 뺨을 타고 턱 아래로 떨어졌다. 생생한 목소리였으나 그 목소리의 주인은 어디에도 없었다.

    "한 골 더 넣어유"

    나나세의 목소리에 이사기는 다시 달음박질을 시작했다. 손등이 화끈거렸다. 이사기는 이를 질끈 깨물고 뛰었다. 뛰고, 또 뛰었다.

    *

    이사기는 자꾸만 자신의 세계가 이상하다고 의심을 함. 뭔가 어그러져 있는데 알 수 없어서 머리가 복잡함. 누군가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리고, 알 수 없는 통증과 함께 가슴이 욱씬거리기 시작함.
    의사는 계속 이사기의 착각이라고 하며 정신과를 추천하기까지 했음. 이사기는 자꾸만 자신을 합리화 하려고 했으나 그럴수록 누군가를 잊어버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듬.

    달콤한 목소리, 어리광을 부려오는 몸, 닿아오는 시선은 엇비슷한 눈높이였던 것 같고, 한숨처럼 토해내는 애정이 무척 달콤했다는 것까지 기억하는데도... 그게 누구인지는 도통 기억해 낼 수 없었음.
    환청처럼 들리는 경쾌한 목소리. 이사기가 없어도 나는 괜찮아. 그 목소리에는 조금의 물기도 없었다. 그래서 이사기는 더더욱 절박해졌다. 그렇지만 네 세상에 내가 있어야해. 그건 강박과도 같은 고집이었다. 그건 사랑에 빠진 소년의 에고이즘이었고, 이사기 요이치가 하는 사랑의 방식이었다.

    ...그리고 이사기는 어느날 눈을 뜨는데 평소 누워 있던 침대가 아니라는 걸 알아차림. 몸이 무거워 움직일 수가 없었음. 손등이 따끔거리고, 간신히 시선을 돌려 손등을 바라보자 그 곳에는 큼지막한 바늘이 꽂혀 있음. 이사기가 눈만 굴려 주변을 바라보는데, 누군가와 시선을 마주침. 웃는 듯 우는 얼굴이었음.
    이사기는 단번에 그 얼굴을 알아차림.

    그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었음.

    "바치라."

    허공을 긁어내리듯 뱉은 이름에 상대가 대답했음.

    "응. 이사기."

    타다이마 오카에리...가 보고싶었습니다... 안쓸거라 걍 썰로 중간부터 치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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