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이 부서지는 사금의 땅.
사면에 백사장을 두르고 거대한 섬처럼 존재하는 이 죽은 대륙에도 고독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반감기가 끝나가기만을 기다리던 인간 하나가 드디어 이곳의 금역禁域을 뚫은 것이다.
인간은 하루만에 대륙의 지형을 전부 파악하는데에 성공했다. 특히 대륙의 가장자리- 모서리되는 부분 곳곳에는 인기로 보이는 물건을 몇 번 톡톡 내려치더니 자리를 떠 다른 곳에서도 그리했다. 인기에서 나오는 인간의 사념을 대륙에 뿌리내리게 한 다음 스며들게 한 것.
사념은 주인을 따라 함께 이동했다. 어느 곳에 멈춰서서 이정표를 세우고 또다시 대륙을 가로지르더니 다른 이정표를 세운 뒤에 금방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대륙을 가로지르던 인간의 흔적은 서로 연결되고 겹쳐지며 대륙 중앙의 한 곳으로 모이더니 거대한 보이지않는 돔을 하나 만들었다.
금역禁域, 사금沙金의 땅을 인간의 안전지대로 되돌리는데에 성공한 것이다.
할일을 다 마친 인간은 대륙의 가장자리를 거대하게 감싸고 있는 황금해변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사금賜金* 위를 가로지르는 인간의 발자취.
문득 멈춰선 그는 밀려오는 파도와 지평선 너머의 공허를 한참 바라보았다. 순간 바람이 세게 남자의 머리를 헤집고 지나갔다. 작게 얼씬거리던 파도도 남자를 향해 크게 달려들었으나 이내 힘을 다했는지 그의 신발 코 앞에서 아쉽게도 거품이 되었다. 같이 밀려온 해초줄기의 상태를 우산 코끝으로 몇 번 뒤적이던 남자는 그대로 모래사장을 여러 번 헤집으며 자신의 사념을 조금 더 많이 흘려넣었다.
‘여기가 만나는 곳.’
‘중턱은 머무는 곳.’
‘정상이 우리 집.’
우리 집.
“하하. 우리 집이라니. 세상에 이런 날도 다 오네.”
*사금(賜金): 나라에서 군경(軍警) 유가족 등에게 지급하는 금품.
-
여기- 사금해변가. 엔잔이 만나는 곳
중턱- 폐 신사의 사당. 잔카가 ⬜️⬜️할 때 까지 머무는 곳
정상- 엔잔의 여생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