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만 응원하는 리츠카 썰도만이 범인류사를 위협하거나 무고한 사람들을 해한다면 당연히 막을 거지만, 세이메이 씨랑 다시 대결을 한다면 나는 도만을 응원할 거야.
패자를 동정하는 겁니까(이걸 뭔가 도만식으로 돌려 말할 듯)
그런 게 아니라, 어쩐지 분하잖아.
당신이 분할 이유가 있습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다 이해한다는 것처럼, 말은 쉬운 법이지요. 당신은 그 남자와 같은 위치에 있으면서. 승리자가 패자의 마음을 감히 헤아린다고
그런 게 아니라니까 진심으로 도만이 이기는 걸 보고 싶어. 도만이랑은 그 동안의 인연이 있으니까.
인연이라.
물론 '림보'와의 인연까지 합쳐서. 지금도 용서한 건 아니지만, 하루이틀 본 사이는 아니었으니까 말이지...
당신의 목숨을 노리고 소중한 이들을 유린했던 적의 승리를 바란다, 이 말씀이신지
따지자면 그렇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묘하지 뭐야.
아무튼 뭐니뭐니해도 지금 너는 내 서번트고.
만약 그 녀석이 칼데아에 소환된다면 마찬가지로 당신의 서번트가 되지 않습니까
세이메이 씨가 칼데아에 소환되더라도 널 응원하기로 약속할게.
약속. 마스터께서는 말의 무게라는 걸 이해하고 계시는지 소승이 그걸 어떻게 믿겠습니까
나를 못 믿어도 좋아. 하지만 나는 도만이 이길 거라고 믿을게. 지금까지 당한 만큼 흠씬 두들겨 버리라고
(마스터의 믿음을 마주하고, 도만은 자신의 승리를 믿어줬지만 그 기대에 보답해 드리지 못했던 아키미츠를 시작으로, 힘이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실망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시선들이 떠오른다. 몇 번이고 반복된 일.
이번에야말로 세이메이를 이기겠다고 그렇게 장담해 놓고, 이제 와서 차마 자신있게 승리를 보장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마스터가 이렇게까지 밀어준다면, '이 나찰왕에게 패배 없으니' 하고 배짱을 보여 줄 타이밍 아니야
(이토록 가소롭기 짝이 없으면서, 눈이 멀 것처럼 순수하게 빛나는 기대라는 저주를 거는 마스터에게는.)
...
언젠가 그 녀석에게 승리한다면. 몇 번이고 이 몸이 받은 굴욕을 갚아 줄 수 있다면.
그 중 한 번 정도는 당신에게 바치겠습니다, 마이 마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