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Search
    Create an account to bookmark works.
    Sign Up, Sign In

    CosmoBbattazo

    @CosmoBbattazo

    ☆quiet follow Yell with Emoji 💘 ♊ 👀 💫
    POIPOI 71

    CosmoBbattazo

    ☆quiet follow

    💔카사가 묻는 이야기

    카사가 묻는 이야기느닷없이 적어본 단편
    아주 조금 스핀오프인 해황재기의 카사 과거를 참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지극히 날조한 동인 설정)

    ※모브 캐릭터가 있습니다 (CP요소 X)

    ──────────────────────────────

    우선, 내가 어쩌다 당신을 만나게 됐는지부터 얘기해야겠지.

    ...나의 어머니는 병으로 돌아가셨다. 병이라지만 아버지가 죽인 거나 마찬가지야. 그게 내가 10살 때...11살인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아. 그 무렵은 나도 얻어맞느냐 맞지 않느냐가 더 중요했던 시절이라서.

    ......

    당신도 이런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겠지. 아무튼, 그 아버지라는 작자도 얼마 안 가서 요절했어. 술 외상값도 갚지 않고 싸움에 말려들어서 말이야. 그런데 나더러 그 돈을 내라고 하길래, 시키는 대로 일을 하기도 했고 도둑질이나 소매치기라든가 그런 짓도 해봤어. 그래서 다 갚았느냐면...글쎄 알 게 뭐야. 애초에 그게 정확히 얼마였는지 확인도 못하는걸. 그보다는 도망치는 게 더 편한 방법이라는 것을 2년 만에 깨닫게 되었다.

    ...사실은 도망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야. 갑자기 그 사람들이 나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거나 하기 시작한 게 무서워서...그렇게 말해야겠지. 그래서 도망갔다. ...... 어쩌면 잘 구슬려가며 돈이라도 뜯는 게 편했을까 ...잘 모르겠지만 혼자 있게 되니 오랜만에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먹고 살기는 해야 해서 어린애도 할 수 있는 잡일을 하거나 소매치기를 하거나 하는 생활도 이어졌지만, 마음이 좀 편해진 탓인지 이상한 일도 없었거든.

    그렇지만, 누군가의 환심을 사고 싶어질 때 어김없이 그 일이 일어났어. 아무래도 좋아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보이는 모양이야. 그게 누구였든 간에 '나'는 아니었다는 거지. 짐작이야 이미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확인하고 싶진 않았는데. 내 마음대로 바뀌는 것도 아니라서 아무런 쓸모도 없는 능력이야.

    그래서, 이후로는 인적이 드문 마을을 찾아다녔어. 폐가라도 있으면 거기 숨어지내면서 딱 먹고 살기만 할 생각이었지. 그것도 처음엔 잘 안됐어. 방치된 집인 줄 알았다가도 가끔씩 들여다보는 사람이 있다거나, 다른 녀석들이 차지하겠다고 들이닥치거나 하는 식이야. 자꾸 그렇게 되니까 나도 조금씩 눈을 낮추면서 상태가 더 심한 곳으로 눈을 돌렸지. 청소를 한다거나 수리를 할 생각도 안 하고 나도 거기 사는 귀신으로 오해받을 만큼 꼴이 말이 아니었을 거다. 그래서 갑자기 다른 사람하고 마주쳤을 때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어. 그렇지만 더 당황했던 것은 그 사람이 놀라는 게 아니라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게 무슨 일인지는 금세 눈치챌 수 있었어. 아주 젊지는 않은 여자. 어린 남자아이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 흐르는 눈물...그 조합으로 미뤄보아 내가 변해있는 건 그 여자의 죽은 아들일 거라고. 그때 내가 제일 먼저 했던 말은, "나는 그 애가 아니야."였지. 실망할 거면 빨리 하는 편이 나으니까. 그렇지만 전혀 듣지를 않더라고. 이렇게 눈에 확실하게 보이면 어쩔 수 없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나는 얌전히 따라가서 목욕도 하고 산발이던 머리도 손질받고 오랜만에 정성 들인 요리도 얻어먹었어. 그 자리가 어색했지만 손해볼 건 없었지. 그렇지만 저녁 무렵이 되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는데...언제 원래 모습으로 바뀔지 모르잖아. 이쪽도 폐허를 겨우 벗어난 집이어서 어두워지면 어두운 그대로 잠자리에 누웠지만, 처음엔 제대로 잠들 수가 없었어. 다시는 아들이 떠나지 못하게 하려는 듯 붙잡고 있기도 했고, 아침이 되었을 때 원래 얼굴로 발견되면 곤란했거든. 며칠간은 일하러 나갔을 때를 기다렸다가 수면 보충을 하고, 언제 일어나는지 시간대를 파악하고서야 요령껏 잠들었다가 먼저 깰 수 있었어. 밝을 때는 중간중간 몸을 숨겼는데, 어떻게 그 타이밍을 짐작했냐면 예전에 발각되는 일을 몇 번 겪었기 때문이었지. 그때의 나는 그런 방식으로 어찌어찌 숨겼을 거라고 생각했지만...지금 생각하면, 당신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겠지. 미치지 않고서야 당신 아들이 이미 죽었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테니까.

    나는...어째선지 당신의 아들이 생전에 어떤 식으로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떠올릴 수 있었어. 아들을 바라보는 눈을 보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게 되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것까지가 나의 능력이었을까. 그렇지만 애초에 내가 그의 얼굴을 하고 있으면 무엇을 하든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았지. 기대하던 행동을 하면 기뻐하고, 가끔씩 그것을 거부하듯 툴툴대면 사춘기라서 그럴 거라고 넘겨짚었으니까. ...그런 생각이 들면 그 아들이 부럽기까지 했어. 만약 내가 계속 이 모습으로 있을 수 있다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내가 당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말했을 때는 나 자신도 내가 홧김에 그런 말을 뱉었다고 믿을 수 없었어. 하지만 나도 당신의 아들이 아니고, 당신도 나의 어머니가 아니니까 틀린 말은 아니지. 그리고 이미 죽었잖아.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올 수는 없어. ...... 한참동안 서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이제 나를 쫓아내지 않을까 하고 각오하고 있었는데, 그러는 대신에 내 이름하고 나이가 뭔지 물어볼 줄은 몰랐어. 카사, 나이는 15살. 아들이 죽지 않았으면 동갑이랬지. 그 말만 하고 별다른 이야기 없이 평소 흐름으로 돌아갔을 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어. 어째서 변하지 않은 나를 받아준 걸까 어쩌면 내 얼굴이 아들하고 닮기라도 한 게 아닐까 하고 짐작해 봤을 뿐이었지.

    ...그런데...얼마 전에 당신하고 둘이 같이 찍힌 사진을 찾아냈는데, 하나도 안 닮았잖아. 죽은 지 몇 년이나 됐다는 남자애 옷이 나한테 잘 맞았을 때 체격부터가 다르다는 걸 알았어야 했는데. 그리고 사진 끝에 조금 훼손된 자국은 내가 보기 전에 처리하려고 고민했던 흔적이었겠지. 결국 없애지 못해서 내가 찾아버렸지만, 그것도 이미 예상하고 있었겠지...여기 편지까지 넣어뒀으니까. 나는, 유품 같은 건 받고 싶지 않아. 내 부모한테도 받은 것이 없는데. 받고 싶지 않았으니까 전부 당신이 있는 자리에 같이 묻어버리는 수밖에...


    (끝)






    ──────────────────────────────

    p.s. 어머니를 여읜 카사가 어머니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어떨까(계기는 변신 능력)하는 생각에 간단히 적어본 단편

    제목은 조금 중의적인 의미입니다.
    답을 묻다 / 땅에 묻다 (ask / bury)

    Tap to full screen .Repost is prohibited
    Let's send reactions!
    Replies from the creator

    recommended works

    John

    SPUR MEサチマル続きました、若干シャンマル?シャン→→マル風味なのでタグ付けしましたがこの作品はサチマルです。
    サッチ25×マルコ45(予定)

    Q.シャンクスは当て馬なんですか?
    A.シャンクスがマルコを欲しいのは本当ですが、あくまで欲しいものの中のひとつです。特別ではありますが、特別と唯一とはどうやら違うようです。
    五指を伸ばして、その先に「よっと……、協力に感謝する。変に暴れないでいてくれたおかげで運びやすかった」
    「もがっ……!!ぜぇ、はぁ……っぜ…、ひ、人の口と鼻塞いでおいて…、あ、あんな、速さで……、か、海賊……!!」
    「あはは、"海賊"か。面白いこと言うんだな。別に攫ったわけじゃないだろう?ここには、元々顔を出すつもりだったんだ……、」

     広々とした、小高い丘だった。
     色とりどりの花が美しく咲いていた。鳥が歌い、蝶々が戯れるあまりに美しい草原に、二つの墓石が並んでいた。そして、それらを取り込む様に無数の───主人を失ったカトラスや剣の類が無言で鎮座していた。

    「ここは……」
    「何だ、マルコは連れてきてくれなかったのか?」

     下ろしたきり暫く噎せて込んだいたものの、すっかり立ち尽くすサッチを脇目に何処に隠し持っていたのか。取り出した酒瓶の蓋を、盃と共に取り出したシャンクスに、慌ててサッチは歩み寄る。
    1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