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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uhu6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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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uhu6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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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 - 노숙자아담이 오만의 거리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엑소시스트의 수장이 거리에서 구걸하고 있다는 소문에 루시퍼가 머리를 짚었다. 아담, 에덴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손이 많이 가는구나. 루시퍼는 그런 아담을 위해 친히 나서기로 결심했다. 그 멍청한 새끼를 이 내가 데리러 가는데, 역시 감격해하겠지. 루시퍼는 도로에 아무렇게나 누워 있을 아담의 더러운 모습을 상상했다. 피와 오물이 덕지덕지 묻은 채 무력하게 누워 있을 아담. 그 아담을 거둬다 새롭게 키울 생각에 루시퍼는 아담의 방을 미리 마련했다. 흠, 이 정도면 괜찮겠지. 방 안을 살펴보며 루시퍼가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나선 거리는 여전히 더럽고, 추악했다. 그런 거리에서 발견한 아담은 그 자랑의 황금 날개에 먼지를 덕지덕지 붙인 채 제 앞에 빈 깡통 하나 두고 기타나 한가롭게 치고 있었다. 아담이 기타를 치며 몸을 움직일 때마다 머리에 달라붙은 먼지가 하나씩 떨어졌다. 아니, 저 하얀 게 먼지가 아니라 비듬인가 루시퍼는 저절로 드는 혐오감에 눈을 찡그렸다. 아담이 더러울 거라 생각했지만 그의 생각보다 더 더러웠다. 그런 루시퍼를 모른 채 아담은 여전히 안일하게 기타나 치고 있었다. 포크송인가 거리의 분위기와 다른 노랫가락에 죄인들이 아담의 앞으로 모여들었다. 남색 로브에도 붙은 음식물 찌꺼기가 아담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렸다. 하, 시발. 루시퍼가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노래를 감상하던 죄인이 박수를 쳤다. 감동에 젖은 죄인들이 힘차게 던진 동전들이 하나, 둘 깡통에 떨어졌다. 동전과 깡통이 부딪히는 소리에 아담은 벌떡 일어나 신나게 기타를 연주했다. 동전을 준 것에 대한 답례인 것 같았다. 분명 통기타에서 나기 힘든 찢어지는 록 소리에 루시퍼가 다시 하늘을 올려 보았다. 아담의 행동에 눈물이 살짝 나는 것도 같았다. 아담은 루시퍼의 상상과 달랐다. 더러운 것도, 역겨운 냄새가 나는 것도 상상과 같았지만 하는 행동은 달랐다. 과연 최초의 남자. 과연 최초의 인류. 적응력이 남달랐다. 저가 혐오하던 지옥에서도 제법 잘 지내는 꼴에 루시퍼는 얌전히 몸을 돌렸다. 루시퍼가 세운 최초의 남자 성격 개조 계획은 이렇게 고꾸라졌다.



    "병신새끼야, 누가 감히 이 구역에서 멋대로 영업을 하라고 했냐"



    꽃무늬 셔츠를 입은 죄인들이 통기타를 한가롭게 치던 아담에게 시비를 걸었다. 아담이 앞에 둔 깡통을 발로 차며 자릿세를 주라며 난리였다. 깡통이 바닥에 쓰러지며 동전들을 밖으로 뱉어냈다. 아담이 기타의 핑거보드를 꽉 잡고 거꾸로 들었다. 한껏 치켜올려진 아담의 기타가 힘차게 덩치의 머리를 강타했다. 뭐야, 이 새끼 다른 색의 꽃무늬 셔츠를 입은 죄인들이 주먹을 쥐고 공격 자세를 취했다. 사악하게 웃던 아담이 기타 솔로 뻑 예~ 를 부르며 망가진 기타를 다시 들어 올렸다. 다른 죄인들의 머리에 사이좋게 기타가 떨어졌다. 분명 평범한 기타인데도 상당한 공격력을 자랑하며 죄인들을 퇴치했다. 두고 보자, 같은 삼류 악당 대사를 뱉으며 사라지는 죄인들을 보며 아담이 살랑살랑 인사했다. 거지 같은 놈들. 이 푼돈을 뺏으려고 덤벼들다니. 다음에 오면 곤죽을 내주마.



    죄인의 머리를 따라 동그랗게 구멍이 난 기타를 내려 보며 그가 한숨 쉬었다. 하, 영업 수단이 사라지면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가. 아담은 첫날 성가를 불렀다가 파스스 사라진 죄인들을 생각했다. 죄인들은 마땅히 사라져야 하지만, 돈을 주는 존재가 사라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아담은 자신이 왜 지옥에서 살아났는지 자신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여기서 천국을 갈 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 그렇다고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도 없었다. 아담이 넥과 헤드만 남은 기타를 뒤로 던지며 몸을 최대한 불쌍하게 말았다. 하,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돈을 번다. 자신의 얼굴에 오물을 더 바른 아담이 깡통을 바로 세웠다.



    그 일련의 과정을 보던 루시퍼가 다시 하늘을 바라봤다. 아버지, 당신이 빚은 첫 인류가 이 모양 이 꼬락서니인 것은 알고 계셨습니까. 늘 그렇듯 아버지께선 답이 없었다. 루시퍼가 마지막으로 한숨을 쉬고 아담에게 다가갔다.



    "집으로 가자, 아담."



    여전히 더럽고, 냄새나고, 음식물 찌꺼기나 다른 쓰레기가 붙은 아담을 내려보며 루시퍼가 말을 이었다. 아담이 루시퍼를 올려보았다. 깨끗하고, 좋은 향기가 나는 루시퍼. 이 지옥에서 하얀 옷을 입었어도 여전히 깨끗한 루시퍼. 집 집을 저에게서 뺏어놓고 짐짓 좋은 이 인 척 손을 내미는 것이 가증스러웠다. 그러나, 지금은. 아담은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아버지께서 자신의 결말을 내릴 때까지 살아남는 것. 자살은 죄악이다. 아담은 눈곱 낀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여전히 잘 정돈되어 말끔한 루시퍼가 내민 손을 보며 아담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좋, 아. 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해주마. 아담이 손을 뻗어 루시퍼의 서늘한 손을 잡았다. 일부러 손에 힘을 주며 아담이 빌어먹을 성에 가자고 외쳤다.



    아버지께서 친히 지옥으로 처박은 죄인이, 결국 다른 죄인을 성으로 데려왔다. 죄인이 죄인을 돌보는 꼴이구먼, 아담이 자조적으로 중얼거렸다. 아담이 그러거나 말거나 루시퍼가 제법 즐거워 보이는 얼굴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야, 네 방을 어떻게 꾸몄냐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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