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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uhu6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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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룻담_전력 #룻담_60분전력

    주제 : 할로윈

    죽은 눈을 한 아담이 지나가는 죄인들에게 사탕을 던져댔다. 할로윈 그게 뭐지 죄인들아, 할로윈이 아니라 만성절을 챙기거라. 지극히 천국 꼰대스러운 생각을 하며 아담이 투구 폼을 잡았다. 아, 아담 선수, 호박맛 사탕을 잡았습니다 다리를 치켜올리는군요 완벽한 자세로 던졌습니다

    아담이 던진 호박맛 사탕이 지나가는 죄인 뒤통수를 치고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사탕 공격에 죄인이 허리춤에서 총을 빼 들고 무작정 쐈다. 총알이 아담을 스쳐 지나갔다. 가만히 있는 표적도 못 맞추나 그가 가운뎃손가락을 들곤 혀를 길게 내밀었다. 도발당한 죄인이 아담을 정확하게 겨누고 쏘려는 찰나였다. 때맞춰 나타난 루시퍼가 불쌍한 죄인의 총을 없앴다.

    "저건 내가 잘 타이를 테니 가는 게 좋겠군."

    젠장, 빌어먹을 세상. 누구는 지옥에 떨어져도 지옥 왕 빽으로 살아나는데 누군 총까지 사라졌네. 죄인이 아담을 향해 침을 뱉었다. 아이고, 염병, 폐하랑 잘 사쇼. 아담이 그런 죄인을 향해 크게 코웃음 쳤다. 이 거지 같은 할로윈에 거리에 세워놓은 것도 끔찍해 죽겠는데 하잖은 죄인까지 자신을 무시했다 아담이 그 울분을 담아 루시퍼에게 소리쳤다.

    "하도 오래 기다려서 좆빠지는 줄 알았다"
    "네 성기는 어차피 쓸 곳도 없지 않나 사라지는 게 오히려 좋겠군."

    루시퍼가 손가락을 동그랗게 말아 그 안을 쑤시는 시늉을 했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은 아담이 입을 굳게 다물고 씩씩 거렸다. 지옥에 떨어지고 나서 첫 할로윈, 도대체 이 끔찍한 할로윈을 언제까지 봐야 하는지. 아담은 천국에서 보냈던 할로윈이 그리워졌다. 천국의 귀여운 꼬맹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고, 밤에는 엑소시스트와 끝내주는 할로윈을 보낸 그 시절.

    시시각각 우울해지는 아담을 보며 루시퍼가 한숨 쉬었다. 이 자식은 성에 처박아놓아도 우울해하고, 밖으로 끄집어내도 우울해했다. 아직 찰리를 대면시킬 준비는 되지 않아 호텔에서 열린 할로윈 파티에는 데려가지 않았다만. 이대로라면 밖에 내놓은 보람 없이 성으로 돌아갈게 뻔했다.

    루시퍼가 특별히 이번만 아담을 봐주기로 했다. 그가 손가락을 튕겼다. 오만의 고리 전역에서 보라색 구름이 뭉게뭉게 생겨났다. 투둑, 하늘에서 사탕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형형색색의 작은 빛이 사탕 속에 섞여 생겨났다 사라졌다. 지나가던 죄인들이 걸음을 멈추고 그 동화적인 광경을 지켜보았다. 시뻘건 하늘에 자리 잡은 보라색 구름으로 빛과 함께 내리는 사탕. 거리에 떨어진 사탕을 주우며 죄인들은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떠들었다.

    아담이 그 하늘을 보다 얼떨떨하게 손을 내밀었다. 아까 던진 것과 같은 호박 맛 사탕이 손바닥에 떨어졌다. 포장지에 새겨진 오리를 노려보다 푸스스 웃은 아담이 사탕을 입에 넣었다.

    "호박 맛이야."
    "왜, 사과 맛으로 바꿔줄까"
    "미쳤어 엿이나 처먹어라 루시퍼."

    빈약한 어휘로 자신에게 욕을 하는 아담을 보며 루시퍼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기운을 차린 것 같군. 역시 아담은 저렇게 멍청한 게 잘 어울렸다. 루시퍼가 손가락을 튕겼다. 이번엔 하늘이 아니라 아담의 몸에서 찬란한 빛이 나더니 로브가 스르륵 벗겨졌다. 아담이 지르는 비명을 즐기며 루시퍼가 고심했다. 저 둔한 몸에 무슨 옷을 입히지.

    다시 손가락이 튕겨진다. 환한 빛이 아담을 휘감았다. 가슴과 사타구니를 겨우 가린 서큐버스 옷으로 갈아입혀진 아담이 제 몸을 한번 보고 루시퍼를 보았다. 지옥 왕은 연기에서 나타난 아담을 보고 숨넘어갈 듯 웃어댔다. 허리까지 굽히며 웃어대는 루시퍼에게 아담이 달려들었다.

    육중한 몸이 작은 몸을 덮쳤다. 늘 그렇듯이 아담이 루시퍼에게 밀려 쓰러졌다. 루시퍼는 아담을 비웃어주고자 입을 열었다가 도로 다물었다. 수치와 분노를 담은 황금 눈과 눈가에 아슬하게 매달린 눈물, 그 잠깐 사이 엉망이 된 천 쪼가리. 루시퍼가 침을 삼켰다. 작은 어깨를 있는 힘껏 치던 아담이 달라진 분위기에 몸을 굳혔다. 야, 루시퍼

    아담이 가슴을 가리며 애타게 이름을 불렀다. 죄인들도 어느새 숨을 죽이고 둘을 지켜보고 있었다. 야, 여기 거리라고. 제발. 제발 아니라고 해줘.

    정신을 차린 루시퍼가 윙크했다. 그러더니 빛과 함께 사라졌다. 지옥 왕과 전 천사 수장의 라이브를 눈앞에서 놓친 죄인들이 아쉬움을 담아 탄식했다. 마찬가지로 제보를 받고 그 거리에 있던 씨씨티비를 동원해 긴급 속보로 보내던 복스도 탄식했다. 사라진 시청률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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