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Search
    Create an account to bookmark works.
    Sign Up, Sign In

    이리쿠

    @iyuka_1003

    썰이나 글 꾸금 푸는 곳~
    (캐붕주의)

    ☆quiet follow Yell with Emoji 💖 👍 🎉 😍
    POIPOI 4

    이리쿠

    ☆quiet follow

    나비효과 1편 감독판 결말 보고 쓴 조각글. 카미유+샤아입니다. 논컾링.카미유는 아주 오래 전 영화의 블루레이를 집어들었다. 십몇년 전 크와트로 바지나로써 살았던 샤아 아즈나블과 함께 보았던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인 E는 일기장이나 홈비디오에 기록한 과거의 일을 통해 과거로 되돌리는 능력을 가졌다. E는 옆집의 아이 K를 좋아했고, K도 E를 좋아했다. E는 과거로 돌아가 K를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였다. 그리고 드문드문 빠져나간 과거의 파편도 루프를 통해 차차 알게된다. 하지만 변수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E는 변수인 T와 L, 가장 소중한 사람인 K를 구하기 위해 K를 협박하여 일부러 떼어놓고 E와 K는 결국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걸로 끝났다. E가 어머니의 뱃 속으로 돌아가 탯줄로 목을 졸라 자살하며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도 있었다.

    E가 죽는 결말을 본 카미유는 E가 바보같고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E와 K가 남남이 되어서 각자의 삶을 사는 편이 더 좋았다. 둘 다 나쁘지 않게 살아가고 있고, E에게도 K에게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샤아는 다르게 생각했다. 말은 하지않았지만, 속내를 읽어낼 수 있었다. 샤아는 탯줄을 감고 죽은 E를 불쌍하게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부러워했다.

    [E가 바란 게 영원한 안식이라면, 마냥 나쁜 결말은 아니겠군.]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니 왈가왈부하지 않았다. 자신과 샤아도 각자 다른 사람이니까. 가끔 그에게서 갈색피부의 신비로운 여자와 그와 빼닮은 모친을 그리워하고, 그 때-1년전쟁이다-죽는 편이 나았을걸.이라는 체념과 후회가 스며들었다. 그래서 그의 말에 딱히 반박하지 않았다. 그럼 차라리 죽으세요.라는 날선 말도 하고싶지 않았다.

    숙적과 함께 산화되어 실종된 지금은 탯줄을 감고 죽은 E처럼 안식을 느꼈을까 카미유는 물끄러미 블루레이의 표지를 보았다. 운석을 떨어뜨리려고 했으면서 멋대로 안식을 바라다니 참 우습고 바보같아서 비난하고 싶었다.

    "차라리 살아서 속죄하며 죄를 짊어. 멋대로 쉬려하지 마."

    카미유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는 그에게 저주에 가까운 말을 중얼거렸다. 그가 들어줄리 만무했다.
    Tap to full screen .Repost is prohibited
    Let's send reactions!
    Replies from the cre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