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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lios_d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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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オスフェイ] 때로는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 브래드 구하려다가 중상 입은 오스카 병문안 가는 페이스

    한참 망설이던 발걸음이 무언가 결심하나 듯 움직였다. 옆으로 밀어젖힌 문틈으로 발을 옮긴 페이스가 병실 안으로 들어선다. 고요한 방안에는 깊게 잠든 오스카와 페이스 뿐이었다. 방 한가운데에 위치한 침대로 천천히 다가간 페이스가 거즈가 붙은 곳을 피해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올렸다.

    잠은 잘 자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

    그렇게 속삭이면서도 알고 있었다. 오스카는 지금 절대 의식을 차리지 못할 만큼 강력한 마취제와 진통제를 투여받았으니까. 이클립스와의 대치에서 브래드에게 향하는 공격을 대신 맞았다고 했다. 옆구리를 뚫은 검의 크기가 너무 컸던 터라 장기에 손상이 왔다고, 히어로가 아니었다면 죽었을 거라고 했다.

    얼마나 처참했을까. 오스카가 이미 수술실에 들어간 후에야 소식을 접한 페이스는 풀릴 뻔한 다리를 지탱하느라 애를 써야 했다. 두려움과 분노, 괴로움과 죄책감으로 가득한 마음을 겨우 추스르는 데는 한참이 걸렸고, 사실 페이스는 아직도 평정을 찾기 어려운 상태였다.


    “오스카.”


    조금 목소리를 키워 불러봐도 묵묵히 감긴 눈은 뜨일 생각을 않는다. …오스카,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키스해 버릴 거야. 들리지 않을 협박을 소곤거리던 페이스가 그의 입술을 톡 건드린다.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는 부지런하게 립밤을 발라 관리해 부드럽고 촉촉했던 입술이 까슬까슬하게 터 있는 것이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페이스 상에게는 좋은 것만 드리고 싶으니까요. 하고 수줍게 웃던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했다.

    ……어서 일어나, 오스카. 페이스가 다시 한번 속삭였다. 나 속상하게 만들 거야 투정을 부려도 묵묵부답인 오스카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페이스의 안색이 흐려졌다.


    “있지, 오스카. 나는 오스카를 잃을 각오 같은 거 한 적 없어.”


    대단한 비밀인 것처럼 흘러나오는 속삭임은 들어주는 이 없이도 이어졌다. 오늘, 반드시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뛰어든 거지 죽지 않고 내 옆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겠지

    의식 없는 얼굴에서 흘러나오는 숨소리라도 관찰하기 위해 얼굴을 가까이했던 페이스가 곧 그의 마른 입술 위로 제 입술을 가져다 댔다. 전혀 반응이 없는 입맞춤은 끝내 짭짤한 맛이 났다.



    ***



    진통제의 효과가 떨어진 모양인지 오스카는 미약한 통증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 의료진을 부르기 위해 몸을 일으키던 오스카는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익숙한 검은 머리를 가진 이가 제 침대에 엎드려 있었던 터였다. 이럴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페이스 상. 반사적으로 머리를 쓰다듬기 위해 뻗었던 손을 멈칫한 오스카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걱정했을 테니 여기서 이렇게 불편하게 자고 있었을 것이다. 그냥 자신의 옆에 누워도 될 텐데 상처를 건드릴까 우려라도 한 것일까.
    …너무 속상해하시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요.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건 오스카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페이스가 속상해하고 걱정했을 것이라는 걸 알았다. 그러잖아도 하얀 얼굴이 더 창백해지고, 어쩌면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저와 헤어지기 전 빔스가의 어린 도련님은 형의 부상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렇게 울었던 터였다.


    이제 연인이니까 오스카 몸은 내 거야, 소중히 관리하도록 해. 그렇게 말하며 웃던 페이스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칼에 찔린 순간 오스카가 느낀 것은 브래드 님이 이 공격을 맞지 않아 다행이라는 안도, 그리고 소식을 들을 페이스를 향한 죄책감이었다. 아마 다시 시간을 돌리더라도 오스카는 반드시 브래드를 대신해 공격을 맞았을 테지만 그래도 내심,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연인에게 하도 오냐오냐 받았더니 욕심이 늘어난 모양이다.



    “죄송합니다, 페이스 상. 부디 용서하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제 곁을 떠나지 말아 주세요.

    “보통 이럴 때는 용서해 달라고 하잖아 역시 오스카는 특이하네.”



    자는 상대를 대상으로 하기에도 염치없는 말이라 뒷말은 속으로 삼켰던 오스카는 돌아올 거라 생각하지 않았던 대답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부스스 일어난 페이스는 엎드려서 잤던 몸이 뻐근했던 터였는지 기지개를 켰다.



    “페이스 상, 언제부터 깨어 계셨습니까”
    “얼마 안 됐어. 머리는 내가 깰까 봐 안 쓰다듬은 거야”



    그럼 이제는 일어났으니 쓰다듬어 달라고 웃는 페이스의 눈가가 발그스름했다. …죄송합니다, 페이스 상. 머리에 손을 올리고는 쓰다듬지는 않고 조심스럽게 자신에게로 이끈 오스카가 엉거주춤하게 선 페이스의 눈가에 입을 맞췄다.



    “걱정시켜 드려서 죄송해요. 울릴 생각은 아니었는데….”
    “…하여간 모른 척해주지를 않는다니까.”



    작게 투덜거린 페이스가 오스카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끌어안았다. 잘 돌아왔어, 오스카. 살아줘서 기뻐. 감사합니다, 페이스 상. 두 사람은 아침 검진을 위해 노바가 찾아올 때까지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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