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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lios_d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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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lios_d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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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キスフェイ] RED DAHLIA

    클럽 이벤트 건으로 상의할 것이 있다며 급한 약속이 잡힌 탓에 아직도 곤히 자고 있는 키스를 뒤로하고 나갈 준비를 하던 페이스는 가까워진 담배 냄새에 고개를 돌렸다. 어디 가냐. 미팅 잡혀서 클럽. 3시… 아니, 4시쯤 끝나면 돌아올 테니까 더 자고 있어. 오랜만에 겹친 오프에 페이스와 헤어지는 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고까워진 얼굴을 본 페이스가 달래듯 제 허리를 감싼 팔을 두드렸다. 한숨을 내쉰 키스가 페이스의 어깨에 이마가 닿도록 제 머리를 부비적대자 묵직한 무게가 실려온다.



    “무거워, 키스. 나 늦어서 빨리 나가야 하니까.”
    “안 가면…….”
    “안 돼. 4시까지는 돌아올 테니까”
    “…빨리 와.”



    일부러 무게를 실어대며 심술을 부리는 모습에 잠시 인상을 찌푸린 페이스가 키스의 머리를 밀어냈다. 자꾸 이러면 도망가서 안 돌아온다. 어차피 오프가 끝나면 타워로 돌아가야 할 테니 도망가봤자 내일이면 다시 만나겠지만 그 말 자체가 별로였는지 아직 허리에 둘려져 있던 팔에 힘이 들어갔다. 아, 아파 감정 실은 손이 팔을 퍽 치고 나서야 키스는 불퉁한 얼굴로 허리를 놔주었다. 정말 급했는지 달래듯 키스의 입에 가볍게 입을 맞춘 페이스가 문을 닫고 나가자마자 발걸음 소리가 금방 멀어진다. 멘토가 되기 전까지는 매일 돌아오던, 혼자만의 공간이었던 곳이 어쩐지 쓸쓸하고 넓게 느껴졌다.




    .
    .
    .



    이야기가 매끄러웠던 덕에 예상 시간보다 빨리 미팅을 끝낸 페이스가 클럽의 계단을 다소 급하게 올랐다. 늦은 것도 아니니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키스가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 페이스도 키스를 얼른 보고 싶은 건 마찬가지였으니까. 어차피 24시간의 대부분을 같이 있지만 그래도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건 느낌이 달랐다. 키스의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클럽의 출입문을 연 순간 코끝에 익숙한 냄새가 스친 것은, 일순 착각이라고 여길 만했다.
    아직 낮이라 영업도 하지 않아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조용한 골목길에 기대어 있던 남자와 눈이 마주치지만 않았더라면.



    “오, 페이스. 끝났냐.”
    “키스”



    자신을 바라보는 페이스의 놀란 얼굴이 만족스러웠는지 슬쩍 웃으며 담배를 끄는 모습을 바라보던 페이스가 덥석, 키스의 품 안으로 안겼다. 뭐야, 내가 이렇게 그리웠어 그러면 약속 나가지 말지 그랬냐. 설마 진짜로 도망갈까 봐 여기까지 온 거야 타박하는 듯한 말투와 다르게 꽤나 즐거운 서프라이즈였던 듯, 키스를 올려다보는 페이스의 얼굴이 반짝거렸다.



    “그것도 있고… 오랜만에 밖에서 저녁이나 먹을까 하고.”



    페이스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일은 꽤나 희귀한 탓에 만족스러워진 키스가 페이스의 등을 토닥였다. 애정 가득한 손길에 잠시 키스의 품에 얼굴을 기대고 있던 페이스가 키스의 뺨을 어루만졌다.



    “다 좋은데 키스.”
    “왜”
    “한쪽 팔을 아까부터 숨기고 있는 이유는 뭐야”



    잠시 페이스의 눈을 피했던 키스는 키스, 하고 손가락을 세워 제 뺨을 톡톡 건드려오는 페이스의 재촉을 이기지 못하고 등 뒤에 숨기고 있던 손을 들어 올렸다.



    “…꽃”
    “하여간 눈치는 드럽게 빨라서.”



    담배 냄새에 가려졌던 꽃향기가 그제야 페이스의 후각을 자극했다. 무채색의 골목길 사이의 화사한 색으로 가득한 꽃은 어떻게 여태 숨겼나 싶을 정도로 튀었다.
    키스가 꽃을 사왔단 말이지, 나한테 주려고…. 툭 던지듯 준 꽃다발을 받아든 페이스가 이리저리 살피느라 말이 없자 키스는 내심 불안했는지 페이스를 붙잡고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일찍 나와서 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어디 들리기도 애매하고. 그냥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는데 눈에 보이길래…….

    변명을 멈춘 건 닿아오는 입술. 괜히 낯간지러워 시선을 피하고 있던 터라 저에게 다가오는 페이스를 늦게 알아차린 키스가 붙잡기도 전에 가벼운 입맞춤만 남기고 멀어진 페이스가 작게 웃었다.



    “고마워, 키스. 잘 받을게.”
    “……대가가 너무 적은 것 같은데.”
    “여기가 클럽 입구라는 걸 까먹은 건 아니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그렇게 행복한 얼굴을 보여줘 놓고 입맞춤 한 번으로 넘어가려 하는 건 역시 치사한 것 아닌가. 그러나 그런 소리를 해봤자 페이스가 그가 원하는 반응을 해주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는 키스는 대신 페이스의 허리를 잡아당겼다.



    “저녁으로 먹고 싶은 건 있어”
    “글쎄, 그냥 키스랑 빨리 집에 가고 싶어졌는데.”
    “또 나를 부려 먹으려고”
    “나는 키스의 요리가 좋더라고. 싫어”
    “너 진짜 알면서 물어보는 거 버릇이라니까.”
    “키스는 내가 이러는 것도 좋아하잖아”



    이미 다 알고 있다는 확신 가득한 얼굴에 키스는 그저 페이스를 한 번 꽉 끌어안았다. 키스, 꽃 망가져 기겁하는 반응을 즐기듯 일부러 힘을 주고 끌어안았던 키스는 자연스럽게 페이스의 허리를 끌어안고 당초의 계획을 변경했다. 애초에 그도 뭔가 특별히 먹고 싶었던 건 아니니까. 먹고 싶었던 거라면 오히려…….



    “키스 시선 끈적한데.”
    “이젠 그런 것도 알아봐”
    “알아보지 않으면 곤란할 때가 몇 번 생기다 보니.”



    그런 소리를 하면서도 허리에 닿은 손을 떨쳐내지는 않은 페이스와 조금은 급하게 집으로 향한 키스는 원하는 것들을 달성한 채로 곤히 잠든 페이스를 품으로 끌어당겨 안았다.

    화병 하나도 없이 꽃을 사왔냐는 웃음 섞인 타박과 함께 굴러다니던 빈 술병에 꽂아둔 꽃에 새벽빛이 닿을 때까지, 두 사람은 그저 서로를 끌어안고 곤히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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