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군, 페이스 군, 빌리 군이랑 친구야”
“…아.”
빌리는 그를 베스티라고 불렀지만 그건 오히려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선이라는 것을 페이스는 알고 있었다. 친구가 되는 데에 조건은 없다지만 두 사람은 철저히 서로의 이득을 위해 맺어진 관계로, 이것이 진짜 우정과는 다르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설명하기 귀찮아서 그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친구라고 답하기는 하지만….
빌리는 페이스의 정보를 팔아 돈을 받고, 대신 생활에 편리할 법한 이야기를 제멋대로 종알거리고는 한다. 가끔 귀찮은 일에 끌어들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이득을 가져다주기에 페이스는 이 관계를 적당히 묵인하고 있었다. 잠겨있지 않은 옥상, 사람들이 오지 않는 음악실 구석, 도서관의 어딘가에서 홀로 있을 때면 슬그머니 다가와서는 묻지도 않은 얘기를 해댄다. 선생님의 비밀스러운 취향이라던가 유행하는 패션 등의 소소한 가십부터 요즘 유독 시비를 걸어오는 동급생의 약점이나 다음 시험의 내용 같은 민감한 내용까지 빌리가 제공하는 정보는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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