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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lios_d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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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ディノフェイ] 아침의 선율

    들으면서 쓴 곡
    https://youtu.be/XfkffghZsTM

    피아노 선율에 곤하게 잠들었던 이가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뜬다. 이내 그의 발걸음이 닿는 곳에는 지난 밤을 함께 했던 애인이 피아노를 치고 있다…….



    “낭만적이네…….”
    “그러게.”



    디노의 중얼거림에 그에게 기대어 있던 페이스가 작게 웃으며 긍정했다. 별생각 없이 골랐던 영화가 생각보다도 더 취향에 맞았는지 눈을 반짝이며 집중하는 연인의 모습이 귀엽기 짝이 없었다. 어느새 키스를 나누는 화면 속 연인 대신 디노의 얼굴을 빤히 보던 페이스가 그의 뺨에 스치듯 입술을 가져다 대자 디노의 고개가 휙 돌아왔다.



    “페이스.”
    “하고 싶어서.”
    “으, 진짜 귀여워…….”



    자못 심각해 보이도록 인상을 확 찡그린 디노가 페이스를 덮치듯 깔아뭉갰다. 키득거리며 디노의 어깨를 끌어안은 페이스가 무언가를 계획하는 얼굴로 미소 지었다.



    ***



    “우와, 페이스, 엄청 높다, 여기.”
    “아핫, 에리오스 타워가 더 높지 않아”
    “그건 그렇지만……. 기분이 다르잖아.”



    저녁은 디노가 봐뒀던 피자가게에 앙셸에 들려 예약해놓았던 초콜릿까지 픽업한 두 사람은 오프가 겹치는 전날에는 늘 그랬듯 자연스럽게 호텔로 향했다. 두 사람 다 돈이 부족한 편도 아니었고, 얼굴이 제법 알려져 있었기에 혹시 모를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늘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는 호텔에 묵곤 했다. 그러나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스위트룸에 예약을 잡아둔 페이스 덕에 디노는 창문에 붙어 야경을 바라보며 신기해하는 중이었다. 익숙한 듯 침대가 있는 방으로 곧장 안내하던 페이스와 다르게 디노는 다른 방까지 구경하려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들킬까, 급하게 디노의 등을 끌어안은 페이스가 애교부리듯 제 뺨을 디노의 등에 비볐다.



    “디노, 계속 방 구경만 할 거야”



    나는 다른 게 급한데, 페이스의 도발에 뒤돌아본 디노가 웃었다. 사람 좋은 웃음이었지만 눈동자 안에 분홍 기가 도는 모습에 페이스가 마른침을 삼켰다. …그럼 페이스가 원하는 대로 해줘야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대답한 디노가 페이스의 무릎 뒤에 손을 집어넣고 안아 올렸다. 익숙하게 팔을 두르고는 디노 뺨에 입을 맞춘 페이스가 웃었다.



    “아핫, 기대되는데.”
    “페이스, 자꾸 그렇게 도발하면 안 돼.”
    “이런 내가 디노 취향이잖아 아니야”
    “나는 페이스의 모든 모습이 취향이지만…….”



    자꾸 이렇게 사랑스럽게 굴었다가는 페이스가 감당하기 힘들어질 거야. 하고 침대 위로 페이스를 던지다시피 내려놓은 디노가 그의 위로 급하게 올라탔다.



    ***



    눈을 떴을 때 페이스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바로 눈앞에 있는 디노의 얼굴이었다. 자기를 꼭 끌어안고 숙면을 하는 디노에게 입이라도 맞추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디노가 깨어날 것이 분명했다. 이전에도 그렇게 놀랐던 일을 생각하며 얼굴에 미소를 띤 페이스가 조심스럽게 디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씻는 것도 포기하고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디노의 셔츠만 주워 입은 페이스는 맨발로 사뿐사뿐 방을 나섰다. 디노는 페이스가 품에서 벗어나면 금방 잠에서 깨어나고는 했으니, 계획한 대로 디노를 깨워주려면 서둘러야 했다.
    어젯밤 무사히 지켜낸 방으로 건너간 페이스가 그 안에 설치된 피아노를 보고는 만족스러운 얼굴을 했다. 그 앞에 앉은 페이스가 조심스럽게 뚜껑을 들어 올렸다.



    첫 건반이 눌리는 순간 파란 눈이 반짝 떠졌다. 눈을 뜬 디노가 제일 먼저 알아차린 것은 제 품에 안고 잤던 연인의 부재였다. 깔끔한 성미를 가진 터라 밤에 뒤처리해주고 자도 일어나자마자 샤워하러 가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어젯밤은 유독 괴롭혔으니 일찍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을 터였다. 페이스 어리둥절한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르며 일어난 디노는 피아노 소리를 따라 걸었다. 어제는 들어가 보지도 못했던 방 안, 그곳에 페이스가 있었다.


    햇빛이 빛났다.

    그 속에서 품이 낙낙한 흰 셔츠를 입은 페이스가 존재하고 있었다. 온 세상의 햇빛이 페이스에게로 집중된 것처럼 눈부셔서 디노는 괜히 손을 들어 눈을 가렸다.

    즐거운 듯 미소를 띤 채로 피아노를 치고 있는 페이스의 모습은 당장이라도 이대로 빛에 화하여 사라질 것만 같아 현실감이 없었다. 조심스럽게 다가간 디노가 팔을 들어 페이스의 뺨 위로 손가락을 올렸다. 그러자 고양이처럼 그의 손에 뺨을 비빈 페이스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I have died everyday, waiting for you,
    Darling Don`t be afraid….
    I have loved you for a thousand years.


    노래를 부르며 자리를 옮겨 디노가 앉을 자리를 내준 페이스의 옆에 앉은 디노가 페이스의 허리 위에 손을 올리고 노래를 들었다. 피아노를 두드리던 손을 멈추자마자 연주에 방해가 될까 싶어 숨소리까지 죽이고 있던 디노가 페이스를 와락 끌어안았다.



    “페이스….”
    “아핫, 마음에 들었어, 디노”
    “너무……. 환상적이었어.”



    마주 안아주는 페이스의 어깨에 제 얼굴을 비비며 애교를 부리던 디노가 고개를 반짝 들고는 페이스 너무 좋아, 하고 활짝 웃었다. 페이스도 마주 웃으면서 아까는 아껴두었던 입맞춤을 가볍게 해주고는 다시 건반 위에 손을 올렸다. 새로운 멜로디가 두 사람을 감싸고 방 안을 가득 메웠다.



    “디노, 이 노래 알아”
    “응, 알아.”
    “그럼 디노가 노래 불러줘.”



    내가 의자에서 뛰어오르기까지 하며 격한 반응을 낸 디노가 앓는 소리를 냈다. 페이스는 방금 그렇게 완벽하게 노래 불러놓고, 비교되잖아……. 존재하지 않는 귀 꼬리가 쳐진, 디노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자신감 없는 모습에 페이스는 오히려 즐겁다는 듯 웃었다.



    “우리 둘 말고는 없잖아, 안돼”
    “그렇기는 하지만…… 웃으면 안 돼”
    “응, 안 웃을게.”



    페이스의 약속을 받아낸 디노가 아침이라 잠긴 목을 가다듬고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영원을 약속하는 노래가 방을 가득 메운다. 가사를 다 외우지 못한 디노가 멈칫할 때마다 페이스가 입을 열었고, 이내 두 사람의 목소리는 합쳐졌다 나누어지기를 반복했다.


    완벽한 하루의 시작이었다. 같이 살 집에는 꼭 피아노를 들여놔야지, 감은 눈 사이로 미래를 그린 디노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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