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Search
    Sign in to register your favorite tags
    Sign Up, Sign In

    helios_dull

    @helios_dull

    ☆quiet follow Send AirSkeb request Yell with Emoji 💖 👍 🎉 😍
    POIPOI 77

    helios_dull

    ☆quiet follow

    [🍕🎧] ディノフェイ 남자라면 자기가 좋아하는 요리는 할 줄 알아야지


    피자 만들어주는 디노

    키스와 주니어는 교대로 패트롤을 나갔고 디노와 페이스, 두 사람은 갑작스럽게 쏟아지기 시작한 비 때문에 점심 먹을 생각도 못 하고 타워로 들어온 참이었다. 빠르게 들어온 덕에 그렇게 많이 젖지는 않았지만, 점심시간이 다가왔으므로 해야 할 일은 명백했다.



    “디노, 나 배달 피자는 질렸어.”
    “응 으음, 그러면….”



    내가 만들어줄까, 페이스 디노의 물음에 페이스가 고개를 기울였다. 뭘 피자를 응. 나 피자 잘 만들어 의기양양한 얼굴이었지만 페이스는 영 미심쩍은 얼굴로 디노를 바라봤다. 여태껏 요리는 늘 키스의 몫이었던데다가 디노가 요리를 잘할 것 같은 얼굴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미심쩍은 시선을 눈치챈 디노가 눈썹을 축 내린다. 페이스, 못 믿고 있는 거지 아무래도… 디노, 한 번도 요리한 적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좋아 그럼 오늘 보여줄게, 내 솜씨 페이스는 앉아서 구경하라며 의기양양하게 선언한 디노가 팔을 걷어붙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별다른 재료를 사러 갈 필요는 없었다. 도우부터 만들겠다던 디노는 계량 없이 눈대중만으로 재료들을 섞고 있었다. 지금 미리 피자를 따로 시켜두는 편이 나을까, 하고 고민하며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페이스는 문득 퍽퍽 반죽을 때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올렸다.



    “아.”
    “응 왜, 페이스”
    “아냐, 아무것도.”



    걷어 올린 소매 틈으로 핏줄 선 팔뚝이 보인다. 전투할 땐 긴 팔이라 보이지 않고 트레이닝할 때는 다른 이들과 있는 터라 신경 쓸 일이 없었다. 애초에 그런 것에 한눈을 팔 만큼 만만하게 대할 수 있는 멘토도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단둘만의 공간, 편하고 익숙한 숙소 안에서 페이스도 디노도 긴장을 풀고 느슨하게 있는 상태다. 연인의 신체를 좀 탐한다고 해서 누구한테 욕먹을 상황도 아닌 것이다. 한참을 집중해서 보고 있으려니 반죽을 끝낸 디노가 통째로 오븐 안에 집어넣고는 페이스에게로 다가왔다. 의자 위에 앉아있는 그를 가뿐히 들어 올린 디노가 그대로 페이스가 앉아있던 자리를 차지하고 그를 제 무릎 위에 앉혔다. 완벽하게 편하지는 않아도 익숙한 터라 페이스는 디노의 가슴에 제 머리를 기댔다.



    “쉬는 시간이야”
    “응, 반죽 휴지해야 해. 오랜만이어서 조금 걱정했는데 괜찮을 것 같아.”
    “예전에는 자주 만들었어”
    “피자를 배달할 수 없는 곳에 있을 때라던가, 할머니나 할아버지를 돕기도 했지.”
    “아하.”
    “페이스는 요리 같은 거 안 해봤나”
    “기숙사 살 때, 윌이 카레에 초콜릿을 넣길래…….”



    생존형이었지. 아하하, 윌 군은 그때부터 대단했구나. 저번에 민트 요리를 알려달라고 했을 때 아키라 군이랑 렌 군이 필사적으로 말리길래 궁금했어. 아하, 나도 그건 봤어, 즐거워 보이던데.


    별 영양가 없는 대화가 흘러가던 중 침묵이 두 사람 사이를 메꿨다. 토독, 톡,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 외에는 고요한 공간에서 페이스가 문득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 같이 노래 들을래, 디노 아무 소리 없는 시간을 싫어하는 자신을 배려한 기색이 역력했기에 디노가 기쁘게 웃었다. 응, 페이스가 추천해주는 노래는 뭐든 좋으니까.


    흥얼흥얼, 흘러나오는 곡을 따라 디노가 노래를 흥얼거린다. 이 노래 알아 유명하잖아. 지나가면서 가끔 들었어. 속삭이듯 답해준 디노가 다시 노래를 흥얼거린다. 날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 말해줘….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


    어둑하고 고요하고, 따뜻한 실내. 규칙적인 빗소리, 저를 껴안고 있는 단단한 체온, 낮은 콧노래. 페이스의 눈이 서서히 감겼다. 흥얼거리는 소리가 페이스의 가장 깊은 의식의 끝까지 따라 잡아 온다. 부드럽게 뺨을 만지는 것이 현실인지 꿈인지도 구분하지 못한 채로 페이스는 잠에 빠져들었다.


    잠깐 졸았던 페이스가 일어난 건 코를 간지럽히는 피자 냄새 때문이었다. 몸을 일으키자 디노가 덮어줬을 이불이 스르륵 흘러내렸다. 아, 페이스. 깼어 마침 잘 일어났네. 주방에 있던 디노가 그 기척에 다가와서는 페이스를 안아 부엌 의자까지 옮겼다.



    “디노, 나는 애가 아닌데.”
    “응, 알아. 그냥 내가 페이스랑 붙어있는 게 좋아서 그래. …페이스는 기분 나빠”
    “…그건 아니고.”



    그럼 다행이라며 웃은 디노가 페이스의 뺨에 입을 맞췄다. 이내 오븐에서 꺼내진 피자는 우려와는 다르게, 어쩌면 식당에서 파는 피자보다도 맛있었다. 그 이야기를 하니 기쁘게 웃는 디노가 사랑스럽기 그지없어서 페이스는 피자를 먹다 말고 그에게 입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Tap to full screen .Repost is prohibited
    💞💞☺💖💖💖❤❤❤❤❤💖❤❤💖😭❤😭💯💯🇱🇴ℹ🇪🌋🌋💒💒🇱🇴🇻🇪🍑🍑❤💖💖😭💖💖🇱🇴🇻🇪
    Let's send reactions!
    Replies from the creator

    recommended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