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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lios_d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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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lios_d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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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ディノフェイ 바디필로우는 사랑을 싣고

    안 사귐

    “디노, 너 또”
    “이번엔 달라, 진짜 유용한 거라고”
    “네가 사는 것 중에 유용한 게 있긴 해”


    택배 박스를 눈 앞에 두고 한껏 구박하는 키스와 이번만은 다르다며 눈을 동그랗게 뜨는 디노의 모습은 웨스트 숙소에서 보기 드물지 않은 일상이었다. 그리고 정말 어마어마한 경우가 아니라면, 다툼의 승자는 대체로 디노였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던 터라 키스는 미간을 확 찡그리면서도 입을 다물어 버린다. 방해자도 물리쳤겠다, 디노는 신이 난 얼굴로 박스를 분해해버렸고 그에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간 건 주니어였다.


    “뭘 샀는데, 디노”
    “척추 건강에도 좋고, 소화 기관에도 좋고, 잠도 편하고 깊게 잘 수 있게 해주는-”


    약팔이냐 키스가 빈정댔지만 디노는 꿋꿋하게 말을 이으며 드디어 완전히 해체된 박스 안의 내용물을 꺼내 들어올렸다.


    “-바디필로우”
    “와아, 정말 큼지막하네. 오치비쨩보다 크겠는데.”
    “그럴 리가 없잖아, 쿠소 DJ”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루키들을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던 디노가 두 사람에게 턱턱, 바디필로우를 각자 하나씩 안겨줬다. 하나가 아니었어


    “3+1이래, 우리가 다 같이 쓰면 딱 맞을 거 같아서 주문했지”
    “와아…….”


    페이스의 영혼 없는 호응에도 전혀 신경쓰지 않고 기어코 소파에 널브러져 있는 키스의 몸 위에도 하나 올려준 디노가 뿌듯하게 미소지었다. 투덜대면서도 베개를 제 팔 사이에 끼운 키스가 늘어지는 걸 확인한 그는 필로우를 껴안고 자기를 멀뚱멀뚱 바라보는 루키들을 그들의 방에 밀어 넣었다.


    “일단 써 봐 진짜진짜 별로면 내가 책임질 테니까”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진짜진짜 별로라고 생각하지 않게 될 거라는 게 아니라 디노가 그걸 회수할 일이 없을 거라는 거다. 하여간 우리 멘토들은… 투덜거리면서도 침대에 던져둔 주니어가 느긋하게 이불 위에 올려두는 페이스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넌 이런 거 써본 적 있냐”
    “응 나야 옆에 끌어안고 잘 게 필요하면 껴안고 잘 만한 건 늘 있었는걸.”
    “뭔데 곰인형이라도 끌어안고 잤어”
    “아핫, 오치비쨩답게 귀여운 상상이네.”
    “어린애 취급하지 마”


    달려들 듯이 화내는 주니어를 피해 방밖으로 나온 페이스는 아직도 소파에 누워있는 키스와 그 옆에서 박스를 정리하고 있는 디노를 발견하고는 복도로 나섰다. 귀찮은 건 질색이고, 두 사람한테 걸렸다가는 분명 귀찮은 일이 생길 게 분명했다. 이왕 방 밖으로 탈출한 김에 아예 타워를 나가 버릴 속셈으로 페이스는 즐겁게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도 그를 막는 이는 없었다.






    ***






    아침이 다 되어 돌아온 페이스는 익숙하게 자신의 침대 안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밤놀이는 즐거웠지만 역시 밤을 새며 내내 사람들을 만나는 건 피곤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여느 때라면 적당한 시간에 적당한 상대 하나를 골라 클럽을 나왔겠지만 오늘따라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아 저를 유혹하는 사람들의 제안을 거절한 것도 피곤함을 더 했다.


    얼마나 잠들었던 걸까, 페이스는 잠결에 제 옆에 있는 무언가를 끌어 안았다. 디노가 사온 바디 필로우일까, 주니어를 놀리며 했던 말처럼 바디필로우 같은 걸 쓰느니 하룻밤을 같이 보낼 여자를 끌어안는 쪽이었지만 의외로 처음 써본 베개의 촉감은 나쁘지 않았다. 끌어안기에는 두껍기는 하지만 손으로 만지기엔 적당히 단단하고, 페이스가 쓰기엔 딱 적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에다가 왠지 따뜻하다는 느낌도 들고…


    ……그쯤에서 페이스는 뭔가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수면 부족으로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뇌는 느릿하게 상황을 파악했다. 뇌에게 시간을 주기 위해 페이스는 절대로 눈을 뜨지 않았다. 현실 부정을 한다고 해서 지금 이 상황에서 도망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눈을 뜨고 무엇을 해야 지금 자신이 당착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눈만 감고 있었을까, 베개인줄로만 착각했던 이가 조심스럽게 그를 껴안아온다.


    “페이스…….”
    “…….”
    “……더 잘거야”
    “……미안, 디노. 베개인 줄 알았어.”


    굳이 눈을 뜨지 않아도 눈썹을 추욱 내리고는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을 제 멘토의 표정이 훤히 보였다. 페이스는 더 이상의 도피를 포기하고는 아직도 디노를 감싸고 있던 팔을 치워냈다. 잽싸게 치운 팔과 달리 감겨 있던 눈을 꾸물꾸물 뜨자 침대에 걸터앉은 디노가 손을 뻗어 바닥에 떨어져 있던 바디필로우를 줍는 것이 보인다.


    잠버릇이 심한 편도 아닌데 어쩌다 떨어진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디노가 조심스럽게 내미는 바디필로우를 끌어안은 페이스는 그것으로 제 얼굴을 가렸다. 이미 충분히 혼란스러웠기에 디노가 뭔가 말을 건다면 제대로 답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다행히도 디노는 페이스의 곤혹스러움을 인지한 듯 필로우 위로 삐져나온 페이스의 머리카락을 살짝 쓰다듬어주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 몫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던 프레임이 미세하게 끼익거렸다. 배려하기 위함인지 끝까지 아무 말 없이 방을 나선 디노가 문을 닫았다.


    “디노, 쿠소 dj가 안 일어나”
    “…아니, 엄청 곤히 자고 있어서, 조금 늦게 깨워버렸네. 곧 나온대.”
    “하여간 어쩔 수 없네.”


    아직 식사를 마치지 못한 주니어와 다르게 토스트를 마시듯 삼켜버린 디노는 주니어를 대신해 페이스를 깨우기 위해 들어간 참이었다. 깨어날 기색이 보이지 않아 조심스럽게 흔들어보려고 다가갔는데 팔을 뻗어 자신을 껴안는 건 순식간이었다. 거기에다가 그의 몸, 특히 가슴 부분을 더듬어 오는 손은 천하의 디노도 당황하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몸을 바짝 붙여오는 페이스를 막지 못했던 것은, 자느라 완전히 풀린 페이스의 표정에 정신이 팔린 탓이다. 늘 여유롭지만 의도적으로 웃음을 짓고 있던 페이스가 저에게 붙어서는 완전히 풀린 얼굴로 웃어버리니까…….


    “키스으, 언제 나와”
    “야, 니가 먼저 씻으랬잖아”


    디노는 느닷없이 욕실을 마구 두드렸다. 안에 있던 키스가 타박해왔지만 페이스가 방 밖으로 나오기 전에 얼른 자신의 상태를 해결해야만 할 것 같았다. 키이스으~~~ 문을 부술 듯 두드리는 소리에 급하게 곧 나간다는 외침이 들렸다. 진짜 문을 연 키스가 나올 때까지 디노는 그를 졸라댔고, 페이스는 디노가 욕실로 대피한 이후에야 슬그머니 방밖으로 나와선 주니어의 타박을 들어야 했다.


    어느 날의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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