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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lios_d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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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キスフェイ] Grilled cheese sandwich
    내가 먹고 싶다

    이별 후 이야기

    키스, 자 이건 너무 새벽의 구남친 같은가. 구남친이 맞긴 했다. 자조적인 웃음을 지은 페이스가 휴대폰을 톡톡 두들겼다.

    페이스가 좋아하는 것은 달콤한 디저트류, 너무 배부르지 않게 하는 음식들. 무거운 패스트푸드류는 남이 권하지 않으면 먹지 않았고 아침은 거르는 게 일상이었다. 그러나 키스는 잠에 취한 페이스를 꼭 식탁 위에 앉혀서는 제가 만든 요리를 먹이고는 했다. 어제 그렇게 체력 소모하게 했으니 체력 보충도 내가 시켜줘야지, 하는 짓궂은 말과 함께.

    속이 편한 수프, 초콜릿 소스를 얹은 핫케이크, 프렌치토스트… 페이스의 취향에 맞춘 달콤한 음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간혹 키스는 제 입맛대로 짭짤한 음식들을 만들어 내놓기도 했다. 처음에는 투덜거리면서도 거기에 익숙해져서, 어느 날은 제 뺨을 만지작거리는 키스에게 오늘은 뭐가 먹고 싶어, 하면 입을 맞추며 머리를 헝클어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하곤 했다.

    다 과거의 일이다.

    이제 두 사람은 같이 잠을 자지도, 단둘이 아침을 먹지도,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소통을 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서 서로의 이마를 맞대고 감정을 속삭이지도 않는다.

    페이스는 그런 것들이 그립지 않았다. 키스도 페이스도 성인, 그가 첫 연애인 것도 아니었고 처음으로 침대를 공유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페이스는, 키스가 어느 날 해줬던 토스트가 불현듯 생각났을 뿐이었다.

    너무 간단한 요리라 그걸 파는 식당은 없겠지만 페이스는 그 간단한 요리의 조리법을 알지 못했다. 그가 조리법을 알 필요가 없도록 언제나 키스가 알아서 해줬기 때문이었다. 그때의 키스는, 페이스는 이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기에 서로의 부재를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그래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 키스도 쿨하니까. 그냥 별다른 말 없이 레시피를 알려줄지도. 몇 번을 망설이고, 보낼 말을 고민하고 다듬은 페이스가 짧은 메시지를 보낸다. 슝, 하는 효과음과 함께 날아간 메시지를 다시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키스. 치즈 샌드위치 레시피 좀 알려줄래]

    답장은 페이스의 예상보다 빨랐고, 짧았다.

    [지금 우리 집에 오면 해줄게.]



    “…하하.”



    뭐야, 이게. 어이없는 웃음을 터트린 페이스가 얼굴을 쓸어올린다. 그 수많은 어른의 여유, 능글거림, 그런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 답이었다.
    이런 걸로 내가 갈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키스는.

    페이스가 키스에게 반한 이유는 빠른 눈치, 어른스러운 여유, 능글거리며 웃는 얼굴, 지독한 다정함.

    그러나 사랑의 유효기한은 지났고 페이스는 이제 이런 문자를 보고 귀엽네, 하고 웃을 수 없었다. 애초에 페이스가 원한 건 혼자 먹을 수 있는 레시피일 뿐이었고.

    메마르게 웃은 페이스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옷을 갈아입는 손이 다급했다. 그러나 다급한 마음과는 다르게 손이 자꾸 헛손질해대서, 페이스는 옷을 입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답장할 시간도 아까워 페이스는 아무런 답장도 없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몸은 잊지 않고 키스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 간다.




    페이스가 원했던 건 치즈 토스트가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때의 햇빛이 팔을 따갑게 건드리던 것이, 시끄러운 오토바이 경적이 그의 예민한 청각을 자극했던 것이, 무신경한 손이 소리 나도록 그의 앞에 토스트 접시를 놓던 것이 눈에 훤했다.

    눈을 들어 올리면 연한 녹색의 눈동자가 온기를 담고 페이스를 내려다보다가 제 입술을 톡톡 치며 휘어진다. 아침값이다. 하는 말에 가볍게 입을 맞추면 시작되던 두 사람의 하루를,

    다시 시작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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