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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lios_d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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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ジェトビリ] 감정의 주인

    이것은 누구의 감정일까.

    제트는 그레이에게서 비롯된 존재였으나 그와는 사뭇 달랐다. 부끄러움이 많고, 낯을 가리고,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레이와 다르게 제트는 제 욕망을 우선시했고, 참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레이가 애타게 원하면 제트는 가끔 참아주기도 했지만, 그 경우가 아니라면 제트는 뭐든 제 마음대로 하려고 들었다. 안하무인 유아독존, 제트를 말릴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그레이 뿐이었다.
    사실 그레이가 존재하지 않으면 제트는 존재할 수 없다는 이유를 제하더라도 제트는 늘 그레이를 위했다. 그레이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를 때면 제트는 그를 대신해 뛰쳐나왔고, 제트의 말은 기본적으로 모두 그레이를 위한 것이었다. 그레이를 위하는 것은 각인된 본능이었다. 제트는 그에 저항할 생각도 없었다.


    그레이를 중심으로 돌아갔던 세상에, 누군가가 끼어들었다.


    파란 눈을 반짝이며 조잘거리곤 하는 빌리가 그레이한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정도는 훤히 보였다. 빌리는 제트에게도 똑같이 굴었지만 그건 빌리가 제트를 그레이와 동일 인물이라고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었다. 그랬기에 제트는 빌리가 영 의심스럽기 짝이 없던 시절에도, 그의 사정을 알고 나서도 자신과는 별 상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빌리의 행동 하나하나에 왈가왈부하는 건 그레이였지 제트가 아니었다. 빌리의 행동은 모두 그레이를 향한 것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시작은 뭐였는지 제트는 가늠할 수 없었다.

    그레이 앞에서는 고글을 벗고 편하게 있겠다더니, 여느 때처럼 돼지 새끼의 치킨을 당연하게 먹고 있는 제트의 앞에서도 고글을 벗은 빌리가 다가와서 옆에 앉았다.



    “왜”
    “오랜만이네, 제트 잘 지냈어”
    “할 말 있으면 바로 해.”
    “으음~ 역시 제트랑 그레이는 전혀 다르구나”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혼자 키득거리던 빌리는 제트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치킨을 내려놓고 나서야 이크, 하고 입을 열었다.



    “제트는 나 괜찮아 꺼려지지 않아”
    “뭐가 꺼려져”
    “그레이도 괜찮다고 했지만… 정말 괜찮아 내가 그런 짓을 했는데도”



    수상쩍게 구는 것을 관뒀으면 했지 이렇게 풀 죽은 얼굴을 보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제트는 대뜸 손에 쥐여지는 닭을 들어 빌리의 입에 쑤셔 넣었다. 읍 당황한 빌리를 무시하고 그거나 처먹어,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제트를 황당하게 올려다보던 빌리가 허둥지둥 입에서 빼냈다.



    “제트”
    “멍청한 그레이 새끼는 너한테 아무런 유감도 없으니까 그딴 생각하지 말라고. 네가 풀 죽어있으면 걔 더 찡찡대서 꼴 보기 싫으니까.”
    “……고마워, 제트.”



    험한 말에도 빌리는 슬쩍 웃었다. 그런 그를 두고 괜히 밖으로 나와버린 제트는 이스트 숙소와 멀리 떨어진 상태가 되어서야 그레이의 안으로 들어갔다. 그레이가 당황하는 것 따위는 그가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알고 싶었다. 이 감정은 그레이에게서 비롯된 것인지, 제트 그에게서 나온 감정인지. 그레이의 것인지 온전히 제트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그러나 알 수 없었다. 제트는 그저 그레이를 보며 웃는 빌리의 얼굴을 바라보다가도 그것이 자신이 아니라는 생각에 속이 쓰려 꺼버렸을 뿐이다. 제트는 더 깊이 생각하지 말아야 했다. 무엇을 위해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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