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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lios_d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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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ディノフェイ] 우리 같이 살자

    둘만의 저녁 식사, 다른 걸 먹어도 괜찮다고는 하지만 언제나처럼 가장 좋은 음식은 피자인 디노를 따라온 페이스는 적당히 먹은 피자 대신 이 가게에서 파는 브라우니를 공략하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피자를 우물대던 디노가 문득 입을 열었다.



    “페이스, 다음 주에도 시간 돼”
    “왜 가고 싶은 피자집이 있어”
    “아니아니, 연수 끝나고 같이 살아야 하니까. 같이 집을 보러 다녀야지.”
    “…”



    페이스가 빤히 바라보자 디노가 눈을 반짝거렸다. 제 애인이 눈을 반짝이는 건 꽤 예쁘고, 기껍고, 뭐든 들어주고 싶어지지만… 이건 그냥 그래, 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입에서 우물거리던 브라우니를 삼켜낸 페이스가 디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디노, 우리 연수 끝나기까지 반년 정도 남았다는 건 알지.”
    “으음, 알고 있지.”
    “그럼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물어봐도 괜찮아”
    “…….”



    방금까지 초롱초롱하던 눈이 어둑해진다. 디노를 굳이 재촉하지 않고, 페이스는 그저 말끄러미 쳐다만 볼 뿐이었다. 이내 곧 디노의 입이 열렸다.

    페이스는 6개월이 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만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잖아.

    나는 아직도 페이스를 처음 봤을 때가, 페이스가 나한테 마음을 열어줬을 때가, 페이스와 단순한 멘토·멘티가 아니라 이런 관계가 되었을 때가 눈에 선해. 그런데 곧 이렇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페이스를 보지 못한다는 게 무서워서 욕심을 부렸나 봐. 미안, 페이스의 사정도 듣지 않고. 다른 사람이랑 살 수도 있는 건데.

    디노의 풀죽은 얼굴을 바라보던 페이스가 들고 있던 포크를 내려두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디노 옆에 앉았다.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는 모습에 페이스가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고는 디노의 얼굴을 잡아서 자기랑 눈 마주치게 했다.



    “디노, 나 봐.”



    시무룩하게 내려간 눈썹, 이게 뭐라고 페이스는 이 눈썹에 참 약했다. 그걸 알아서 디노가 일부러 시무룩한 얼굴을 하기도 했지만 -주로 침대 사정에 관해서- 오늘은 일부러가 아닐 것이었다. 디노의 뺨을 꾹 눌러서 오리입을 만든 페이스가 쪽 뽀뽀를 하자 디노의 눈에 언뜻 빛이 돌아온다. 그걸 확인하고 나서야 페이스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나는 아직 싫다고 한 적 없어. 생각보다 너무 빨라서 당황했을 뿐이야.”



    한숨을 고른 페이스가 피식 웃었다. 나도 이제 디노가 없으면 외로운데, 디노 아니면 내가 누구랑 살겠어 혹시 브래드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면 그럴 일은 없으니까.
    아, 하고 머쓱한 얼굴을 하던 디노가 슬쩍 페이스를 끌어안아 왔다. 응, 페이스가 원하는 사람과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 근데 이왕이면 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게 나라는 거 기쁘네.
    디노의 속삭임과 함께 페이스의 뺨에 손이 올라온다. 페이스는 눈을 감고 키득거렸다. 이내 애교와 같은 입맞춤이 쪽쪽, 닿아왔다. 입술을 떼지 않은 채로 페이스가 속삭였다.



    “그래서 후보는 어디야 웨스트”
    “아니, 거긴 페이스를 아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 이스트는 어때 가장 멀고, 밖에서 뽀뽀해도 괜찮을 거야.”
    “웨스트에서도 뽀뽀하면서.”



    들켰네, 하고 키득거리던 디노가 다시 페이스의 입술을 물었다.




    ***




    그로부터 몇 개월 뒤, 두 사람은 또 다른 연수팀으로 발령이 났다. 메이저 히어로로 진급한 디노는 그대로 웨스트섹터의 연수팀 리더를, 그리고 막 a를 단 페이스는 노스의 보조 히어로로.



    “이래선 이스트에 집을 구한 의미가 없잖아~”



    그러니까 좀 더 알아보고 했어야지. 사정을 이미 들은 키스가 비웃는 사이 페이스는 상 위에 엎드려 잉잉 우는 척하는 디노의 팔을 토닥였다. 오프 때 가는 용도로 생각하면 괜찮잖아. 다른 섹터니까 오히려 휴가 맞추기도 편할 거고. 방만 다를 뿐이지 타워에서는 같이 사니까, 오히려 더 자주 만날 수도 있어.
    페이스, 하고 안겨 오는 디노를 끌어안은 페이스가 슬쩍 웃었다. 영 불만인 것으로 보이는 디노와 다르게 앞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지금 당장, 페이스는 불안함 따위는 없었다. 그야 그의 애인이 반년 전부터 몽땅 그의 불안함을 가져가 버리지 않았는가.
    제 품에 안긴 분홍 머리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춘 페이스가 입꼬리를 올렸다. 여태까지 그랬듯, 나와 함께 살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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