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저 멀리 동쪽에서 짭짤한 소금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길게 불었다.
여름이 한참 농익어가기 시작하면서 뜨겁게 달군 모래사장에 발가락을 묻자, 바삭하게 마른 하얀 모래의 따끔따끔한 표면과는 다르게 검은 습기가 있는 아래는 시원했다. 카게야마 시게오는 파라솔 아래에 발을 묻은 채 사람들이 북적북적거리는 해수욕장을 바라보았다.
도쿄 근교에 위치한 가마쿠라 해변에는 피서를 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저 멀리 푸른 지평선 너머로 짠 바닷물 절반 만큼이나 사람들이 잔뜩 제 몸을 맡기고서는 두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시게오에게는 일반복이 없었기 때문에, 파라솔 아래에 앉아있는 시게오가 입고 있는 티셔츠는 레이겐 아라타카의 것이다. 키는 반뼘 정도 밖에 차이나지 않는데, 레이겐의 옷은 의외로 시게오에게 헐렁했다. 시게오는 제가 입은 티셔츠와 품이 넉넉한 반바지 카고바지를 손끝으로 만지작거렸다. 저번에 외출 했을 때 옷을 사주겠다고 했으면서 그렇게 돌아온 뒤로 아직 레이겐은 시게오에게 옷을 사주지 못했다. 그래서 교복과 속옷 외의 옷은 모두 레이겐에게 신세를 지고 있었다. 시게오는 눈을 감고서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불어닥치는 습한 바람에서는 소금 냄새와 함께 사람들의 살내음, 그리고, 제 몸에 걸쳐진 옷에서 레이겐 아라타카의 근사한 향기가 났다. 새끼 손가락 끝에 매달린 붉은 실이 작게, 아주 작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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