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잘 시간이다. 오스카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오늘 해야 할 일을 다 끝냈는지 점검했다. 공부도, 운동도, 연락해야 할 것도, 자기 관리도 완벽했다. 내일 새벽 운동을 위해서라면 일찍 자야 할 시간. 침대에 누워 눈을 감은 오스카의 청각에 무언가 이질감이 섞인 소리가 들려왔다.
“으… 흐윽, 흑…….”
“……”
그가 머무는 빔스가는 보통 이런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에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조용하다. 고용인들도, 주인도, 그리고 오스카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어린 도련님도 이 시간에 나올 리가 없다. 그렇다면 이것은 아마도, 침입자.
경계 태세를 갖춘 오스카가 방안을 둘러보고는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아냈다. 가위를 움켜쥔 오스카는 문을 열기 직전, 심호흡하고는 자신의 감을 세운다.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는 듯한 소리. 달칵, 문을 열려는 순간 오스카는 흐이잉, 하고 훌쩍거리는 소리가 어째서인지 낯익다는 느낌을 받았다. 본능적으로 움켜쥐고 있던 가위를 뒤로 던져버린 오스카가 문을 활짝 열자 보인 것은 어둑한 복도에 홀로 걸어오던 페이스가 눈물이 그렁한 눈을 크게 뜨고는 올려다보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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