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여전히 푸르다(뭐야. (너 그 때와는 다른 사람 같다).
보이는 한없이 밝은 초록빛의 바다, 그 한가운데서 무대를 노려보았다. 커다란 팔다리를 활짝 펴고, 이 세상에 한 치의 그늘도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 표정으로, 그것은 마치 큰 남자가 즐겁게 노래하며 춤을 추고 있다. 그 모습은 아무리 고개를 돌려봐도 거대한 몸과 목소리로 아이들을 위협하고 떨게 만들었던 그 남자와 겹쳐지지 않는다. 해맑은 미소와 감미로운 노래소리는 사랑이라는 것이 넘쳐흐르는 것 같아서 반감이 들 정도였다.
나는 패배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다짐하며 소년 시절을 보낸 시설을 나온 것은 올 봄이었다. 마지막으로 돌아본 눈에 비친 것은 새 건물이었다. 몇 년 전 완공된, 찬란한 미래의 희망을 키우기 위한 건축물.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낡은 건물은 완전히 불타버렸고, 그 무렵에는 그 자리도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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